이쯤되면 놀라운 여자들이다. '착하지 않은 여자들'이 수목극 드라마의 판도를 바꿔 놨다. 시청률 소폭 하락 속에서도 MBC '킬미힐미'를 큰 폭으로 따돌리면서 동시간대 1위를 차지했다. 스타들을 앞세운 독특한 소재의 미니시리즈들이 선점한 시간대에 가족극으로 판도를 바꿨다는데 의미가 깊다.
6일 시청률조사회사 닐슨코리아의 집계결과에 따르면 지난 5일 방송된 '착하지 않은 여자들'은 전국기준 11.5%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5회 방송(11.8%)보다 소폭 하락한 수치지만, 동시간대 1위 자리를 지켰다. 경쟁 드라마인 MBC '킬미힐미'가 시청률 9.8%에 그치면서 격차가 크게 벌어졌다. SBS '하이드 지킬 나'는 전국기준 4.7%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착하지 않은 여자들'은 뜨거운 피를 가진 3대 여자들의 좌충우돌 성장기를 그리는 작품. 1대인 안국동 유명 요리선생 강순옥 역은 김혜자가, 그의 두 딸인 김현숙과 김현정은 채시라, 도지원이, 채시라의 딸 정마리 역은 이하나가 맡았다.

다양한 캐릭터의 여자들이 등장해 사건을 일으키며 이는 주말극에서 보던 가족드라마를 떠올리게 한다. 보통 미니시리즈라고 불리는 트렌디한 작품들이 편성되고는 하는 평일 밤 시간대에 이처럼 가족드라마를 편성하는 것은 이색적.
드라마의 연출을 맡은 유현기 PD는 앞서 진행된 제작발표회에서 이에 대해 “우리 회사의 전략적인 측면이 분명 있다. 주말극은 KBS 워낙 전통적 강세가 있는 장르다. 주말극은 가족극으로 편성돼 있고, 월화수목에는 장르물, 트렌디, 로코가 주종을 이룬 게 사실이다”면서 “꼭 가족극이 연속극이나, 주말연속극으로만 해야 한다는 법은 없다. 가족극도 월화수목 미니로 나갈 작품은 분명 있을 거라 생각한다. 기존 가족극에서 미니시리즈만이 보여줄 가족극을 만들겠다. 작품의 질감, 디테일을 살리는 데 주안점을 많이 뒀다”고 설명한 바 있다.
이 같은 전략이 제대로 먹혀들었다. 또한 평범한 듯 독특한 여성 캐릭터들의 매력이 시청률 견인에 한몫 단단히 했다. 안국동 강선생 역을 맡은 김혜자는 특유의 과감한 대사와 성품으로 웃음을 주고, 채시라는 모자란 듯 순진한 모습으로 재미를 준다.
수목극 판도를 바꾼 ‘착하지 않은 여자들’. 기세를 몰아 대박 시청률을 기록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joonamana@osen.co.kr KBS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