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격수 시험받은 바니, "팀을 돕는 것이 할 일"
OSEN 박승현 기자
발행 2015.03.06 13: 00

[OSEN=글렌데일(미국 애리조나주), 박승현 특파원]LA 다저스가 올시즌 두 번째 시범경기를 치른 6일(이하 한국시간) 내야의 더블플레이 콤비가 눈에 띄었다. 전날 유격수 지미 롤린스와 2루수 호위 켄드릭이 다저스 유니폼을 입은 후 처음 공식경기에 선을 보인데 이어 이날은 선발 2루수가 카이크 에르난데스, 유격수 다윈 바니였다.
지난 해 메이저리그에 데뷔, 휴스턴 애스트로스와 마이애미 말린스에서 뛰었던 에르난데스는 루키 시즌 동안 지명타자를 제외하고도 내외야의 7개 포지션에 섰다.
바니 역시 적어도 메이저리그 경력만 놓고 보면 유격수 자리가 그렇게 낯익은 선수는 아니다. 시카고 컵스 시절이던 2012년 골드 글러브를 차지할 때 포지션은 2루수였다.

지난 해 다저스에서도 2루수로 12경기(선발 5경기)에 출장했던 반면 유격수로는 2경기(선발 1경기)에 나섰다. 메이저리그 5시즌 동안의 경력을 통산하면 2루수로 520경기 나서는 동안 유격수로는 21경기 출장했을 뿐이다(3루수로도 6경기 뛰었다).
6일 시카고 화이트삭스전에 선발 유격수와 함께 2번 타순에 위치했던 바니는 공격에서는 좋은 모습을 보였다. 1회 무사 1루에서 중견수 옆으로 가는 타구를 날린 뒤 2루까지 전력질주, 2루타를 만들어 냈다. 3회 두 번째 타석에서도 볼 넷을 얻어 걸어나갔다.
하지만 수비에서는 아쉬운 장면이 있었다. 1-0으로 앞서던 4회 2사 1루에서 멜키 카브레라가 친 타구를 놓쳤다. 그렇게 어려운 타구는 아니었는데 바운드를 맞추지 못한 듯 볼을 잡았다 떨어 뜨렸고 그 사이 타자주자가 1루에서 살았다. 바니는 5회 코리 시거와 교체 됐다.
올 시즌 롤린스와 켄드릭으로 유격수-2루수를 구성한 다저스는 내야 유틸리티 1순위로 저스틴 터너가 꼽힌다.
그 다음은 바니, 알렉스 게레로, 카이크 에르난데스 등이다. 내야 유틸리티로 기용되는 선수를 2명으로 볼 때 터너를 제외하고 남은 한 자리를 놓고 경쟁하는 형국이다. 
아직은 바니가 방어자의 입장이다. 매팅리 감독도 스프링 캠프 초반 바니에 대해 “내야의 많은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도록 기회를 줄 것”이라고 언급한 적이 있다. 하지만 마음을 놓을 순 없다. 경쟁은 늘 치열하고 기회는 한 사람에게 돌아가기 때문이다.   
자신의 시범경기 첫 경기를 유격수로 치르면서 장기인 수비에서는 실책을 범하고 공격에서는 좋은 모습을 보였던 바니를 만났다. 바니는 연봉조정신청권한을 갖고 있던 지난 오프시즌에서 구단과 252만 5,00달러에 계약 연봉조정신청을 피했다.
알려진 대로 바니는 조부가 일본인, 조모가 한국인이다. 이날도 스스로를 “ ¼한국인, ¼ 일본인”이라고 말했다.
-오늘 경기는 어땠나.
▲늘 즐거운 시간이다. 작년에 클레이튼 커쇼가 던질 때 경기 후반 몇 이닝 밖에 수비에 임하지 못했다. 커쇼가 나올 때는 훨씬 수비하기가 좋다. 
-오늘 유격수로 뛰었던 것에 대해서는.
▲자신감도 있었고 편안하기도 했다. 알려지지 않았지만 나는 평생 동안 유격수였다(바니는 2007년 시카고 컵스에 지명 된 후 2008년까지 마이너리그에서 유격수로만 뛰었다. 마이너리그 통산 432경기 중 407경기에 유격수로 나섰다).
(실책에 대해)경기 중에는 어떤 일이든 일어난다. 오늘 그런 일이 일어난 것이 기쁘다. 내 머리 속에 볼이 있었고 결정을 내렸다. 이런 일이 일어나는 것은 좋은 일이다(시범경기에서 실책은 교훈이 된다는 의미에서).
-메이저에서는 2루에서 뛰었는데 유격수와 2루수 차이점은
▲2루수로는 볼을 잡는데만 집중하면 된다. 바운드와 리듬에만 집중하면 된다는 의미다. 유격수는 재미 있는 포지션이다. 유격수로서는 해야 할 일이 훨씬 더 많다. 나는 늘 유격수로 뛰던 것을 그리워 한다.
-올해는 2루와 유격수로만 뛰게 되나
▲아직까지는 그렇게 훈련하고 있다. 하지만 어떤 일이 일어나도 놀라지는 않을 것이다. 만약 후안 유리베가 부상으로 출장하지 못하는 상황이 돼서 3루에 서라고 한다고 해도 그렇게 해야 하는 것이 선수다.
-커쇼의 뒤에 서는 것이 좋다고 했는데 올 시즌 기회가 많을 것이라 생각하나
▲그렇다. 아마 그럴 것이다. 하지만 덕아웃에서 있다고 해서 개의치는 않는다.
-골드글러브 수상자다. 자신의 경쟁력은
▲모르겠다. 지금까지 했던 것 처럼 계속 잘 하면 될 것이다. 이게 내가 할 일이다. 공격에서도 안타를 치고 열심히 달리고 그렇게 하면서 팀을 돕는 것이다.
-류현진의 뒤에도 서고 싶은가
▲류현진은 아시아 출신 선수라는 점을 고려하면 정말 빠르다. 스트라이크로 타자를 공략하는 것을 좋아한다. 이리저리 재는 것을 싫어한다. 류현진 뒤에서 플레이하는 것을 정말 즐긴다(바니는 지난 해 9월 1일 류현진이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전에 선발 출장했을 때 선발 2루수였다). 류현진은 일종의 확신과 같다.
-겨울 동안 내야가 바뀌었다.
▲윈터미팅 전에 다행히 팀과 계약할 수 있었다. (이적한)디 고든을 좋아했다. 롤린스와 켄드릭이 팀에 왔다. 둘은 모두 빼어난 선수이고 프로페셔널들이다. 고든이 떠난 것은 섭섭하지만 이들이 오는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다. 이들에게도 배울 점이 있으면 배울 것이다.
-최근 입단한 투수 채드 고댄에게 등번호 #30을 양보했다. 
▲6번은 어렸을 때부터 사용하던 등번호다. 누군가 새로 입단했고 등번호 #30을 이전에 사용했었다고 했다. 기꺼이 바꿔줬다. 나는 여기에 겨우 두 달 있었다(바니는 작년 7월 29일 시카고 컵스에서 트레이드 됐다). 몇 몇은 이해하지 못한다. 하지만 내가 익숙한 번호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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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렌데일(애리조나),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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