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민 90억원, 적정가인가 오버페이인가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5.03.06 13: 01

윤석민(29)이 메이저리그 꿈을 접고 친정팀 KIA로 복귀하며 역대 FA 최고액을 새로 썼다. 
KIA는 6일 윤석민과 4년간 계약금 40억원, 연봉 12억5000만원 등 총액 90억원 계약을 공식 발표했다. 지난 겨울 FA 시장에서 SK 내야수 최정이 기록한 4년 총액 86억원을 뛰어 넘었다. 해외에서 돌아온 유턴파 선수를 통틀어서도 역대 최고액. 이를 바라보는 시선도 엇갈린다.  
먼저 90억원의 몸값을 두고 오버페이란 시선이 없지 않다. 윤석민은 지난해 트리플A에서 부진을 면치 못했다. 미국 진출 직전 해였던 2013년에도 어깨 통증으로 눈에 띄는 성적이 아니었다. 최근 2년 동안 계속 하락세였던 투수에게 역대 최고액 몸값은 지나친 투자라는 의견도 설득력이 있다. 

모 구단 관계자는 "해외에서 실패해도 지금처럼 좋은 대우를 받으면 모든 선수가 해외부터 나가려고 할 것"이라며 "이런 식으로 선수들의 몸값이 더 치솟으면 감당할 수 없는 수준이 될 것이다"고 지적했다. 해외에서 성공하지 못한 선수가 국내 최고액을 받고 돌아오는 모양새도 좋지 않다는 지적도 있다. 
하지만 이는 윤석민만 아니라 기존 해외파 선배들도 마찬가지였다. 해외에서 기대에 못 미쳐도 국내로 돌아올 때에는 언제나 최고 대우를 보장받았다. 윤석민도 크게 부족할 게 없다. 오히려 대다수 야구계 관계자들은 "윤석민이라면 100억원 이상도 가능했다. 지금 상황에 이 정도 몸값이면 적절하다"고 평한다. 
무엇보다 KBO리그의 시장 자체가 달라졌다. 지난 2년간 FA 시장에는 60억원 이상 FA 대박 선수만 8명이었다. 만약 2013년 시즌 후 FA 자격을 얻었던 윤석민이 해외에 나가지 않고 국내에 남았더라면 지금보다 더 많은 금액을 손에 넣을 수 있었다. 당시 그에게는 120억원을 제시한 구단도 있었다. 
윤석민은 올해로 만 29세, 여전히 젊은 나이에 KBO리그가 가장 필요로 하는 투수라는 점에서 90억원도 생각보다 적은 금액이란 평가도 있다. 친정팀 KIA와 일사천리로 계약한 그가 만약 다른 팀들의 제의를 받고 줄다리기했다면 몸값은 지금보다 치솟을 수 있었다. 한 야구 관계자는 "투수력이 부족한 몇몇 구단에서 윤석민에게 관심이 있었지만 KIA가 빠르게 움직였다. 아니었다면 몸값은 더 올랐을 것"이라고 했다. 
계약금을 제외한 4년 연봉 총액 50억원도 묘수였다. 당초 볼티모어 오리올스 구단이 윤석민에게 2015~2016년 지급해야 할 연봉이 사이닝 보너스 포함 약 450만 달러로 우리 돈 약 49억원. 볼티모어의 잔여연봉을 그대로 받은 것과 다름없는 조건으로 모양새를 갖췄다. 
아울러 상징성 있는 100억원이란 금액에 미치지 못했지만, 오히려 이것이 선수의 부담을 덜 수 있다는 점도 긍정적이라 할 만하다. 여러모로 윤석민의 90억원은 합리적인 액수라는 평이며 이제 그가 실력으로 건재를 증명하는 일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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