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완 에이스 윤석민(29)이 돌아왔다. 비록 올 시즌 하위권 평가를 받고 있는 KIA 타이거즈이지만 에이스의 복귀로 분위기를 한 번 더 탈 수 있게 됐다. 분명 KIA로선 큰 소득이다.
KIA는 6일 “윤석민과 4년 총액 90억원(계약금 40억원·연봉 12억 5000만원)에 계약했다”고 발표했다. 올 시즌 절치부심하며 메이저리그 복귀를 노린 윤석민이었지만 스프링캠프 명단에 이름을 올리지 못하는 등 상황은 녹록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KIA는 윤석민을 데려오기 위해 공을 들였고 친정팀의 진심 어린 노력에 국내 복귀로 마음을 돌렸다.
KIA는 최근 2년 연속 8위에 머물며 전통 강호의 자존심을 구겼다. 결국 지난해를 끝으로 선동렬 감독이 지휘봉을 내려놓고 김기태 감독이 부임했다. 새 감독이 부임하자 선수들도 새롭게 동기부여가 됐다. 지난해 1경기도 출전하지 못한 최희섭도 마무리캠프 참가 의사를 밝히며 재기를 노릴 정도였다. 실제로 일본 마무리캠프부터 선수단의 분위기는 바뀌었다.

김 감독은 ‘형님 리더십’으로 선수단을 이끌었고, 선수들의 분위기가 밝아졌다. 이 뿐만 아니라 새 감독의 부임, 주전 선수들의 이탈로 경쟁의식이 생겼다. KIA는 좋은 분위기 속에서 스프링캠프를 치를 수 있었다. 그러나 실전경기 성적은 좋지 않았다. 오키나와 캠프에서 9전 전패를 당했고 투수진은 총 103실점을 내줬다. 아직 연습이라지만 분명 아쉬움이 남는 성적이었다.
그러나 귀국한 선수들은 오히려 밝은 분위기였다. 주장 이범호는 “연습경기 성적에 개의치 않는다. 스프링캠프에서 전승을 한다고 우승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잘라 말했다. 오히려 “즐겁게 훈련을 하고 왔다”는 게 이범호의 설명. 어찌 됐든 아직은 새로운 팀의 전력을 시험하는 단계였다. 김 감독도 9전 전패에 대해서는 크게 염려하지 않았다.
이런 상황에서 윤석민의 복귀는 KIA의 분위기를 한층 더 밝게 만들었다. 윤석민 스스로는 메이저리그 진출 실패로 자존심이 많이 상한 상황. 그러나 KIA는 적극적으로 에이스 대우를 해주며 그의 마음을 돌렸다. 구단과 KIA 팬들은 에이스의 복귀가 반가울 수밖에 없다. 윤석민도 “친정팀에서 좋게 챙겨주셔서 감사할 따름이다. 좋지 않은 상황에서 미국까지 찾아와주셨다. 그래서 국내 복귀를 결정하게 됐다”면서 “후회는 하지 않도록 제 위치에서 열심히 최선을 다 하겠다”며 굳은 의지를 드러냈다.
윤석민이 바로 팀에 합류하는 것은 아니다. 8일 메디컬 체크를 받은 뒤 9일에는 함평 2군 캠프에 합류한다. 이 부분은 윤석민 본인도 인정한 부분이다. 그는 귀국 후 “바로 던질 수 있는 것은 아니고 시범경기 중반부터는 등판이 가능할 것 같다”라고 전했다. 그렇다고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 윤석민은 미국에서 7번 정도 불펜 피칭을 소화했다. 매번 40~60개의 공을 무리 없이 던졌다. 다만 컨디션 조절이 필요할 뿐이다.
윤석민이 빠르게 컨디션을 되찾고 시범경기에 합류한다면 KIA로선 더할 나위 없이 좋다. 어떤 보직에서 활용하든 팀에 큰 보탬이 될 수 있는 선수다. 선발로 활용될 경우 윤석민은 조시 스틴슨, 필립 험버, 양현종과 함께 정상급 4선발을 이룰 수 있다. 불펜진으로 자리를 옮겨도 활용가치가 매우 높다. 현재 KIA는 마무리 투수로 심동섭을 내세우고 있으나 확실한 성과가 나타나지 않고 있다. 만약 불펜 경험이 풍부한 윤석민이 마무리로 자리를 잡는다면 뒷문이 강해진다.
윤석민의 합류로 당장 5강 전력으로 분류하긴 어렵지만, KIA는 하위권 평가를 뒤집을 수 있는 반전의 계기를 확실히 마련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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