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근 감독이 KBO리그 공식 복귀전을 승리로 장식하며 '화려한 귀환'을 알렸다.
김성근 감독이 이끄는 한화는 7일 대전구장에서 벌어진 LG와 시범경기 개막전에 9-3 승리를 거뒀다. 정규시즌은 아니지만 KBO리그 기록으로 남는 공식경기에서 승리하며 KBO리그 복귀를 신고했다.
김성근 감독이 KBO리그에서 마지막으로 지휘했던 경기는 SK 감독 시절이었던 2011년 8월17일 문학 삼성전. 당시 경기 전 시즌 후 사퇴를 선언했고, SK는 0-9 대패를 당했다. 한화 부임 전까지 KBO리그에서 김 감독의 마지막 모습이었다. 김 감독은 이튿날 SK에서 중도 퇴진했다.

KBO리그 마지막 승리는 바로 직전 경기였던 2011년 8월14일 문학 넥센전. 당시 경기에서 11-0 대승을 거뒀다. 그로부터 3년6개월20일만의 KBO리그 승리. 일수로는 무려 1301일 만이었다.
시범경기이지만 김성근 감독 특유의 용병술이 빛을 발한 경기였다. 한화는 주전선수들이 부상을 이유로 대부분 빠졌다. 장운호(중견수)-권용관(유격수)-이용규(지명)-김경언(우익수)-황선일(1루수)-지성준(포수)-정유철(2루수)-송주호(좌익수)-주현상(3루수)으로 선발 라인업을 짰다.
김 감독은 "아픈 선수들이 많아 오더를 짜는 데 1시간이나 걸렸다"고 어려움을 토로했다. 그런데 이 선수들이 깜짝 활약했다. 2회 무사 1루에서 고양 원더스 출신 육성선수 정유철이 1타점 3루타를 터뜨렸고, 3회에는 황선일의 우측 3루타와 송주호의 좌측 2타점 2루타가 연이어 터지며 LG 마운드를 공략했다.
특히 정규시즌 못지않은 경기 운용을 펼쳤다. 5회초 2사 1·2루에서 선발 미치 탈보트를 내린 뒤 임경완을 투입했는데 정성훈에게 안타를 맞은 뒤 곧바로 최우석으로 투수를 다시 교체했다. 7회초 1사 1루에서도 마일영에서 송창식으로 교체되는 등 시범경기에서 보기 힘든 원포인트와 이닝 중 교체로 타이트하게 운용했다.
야수도 마찬가지였다. 6-3으로 리드한 6회말 1사 만루에서는 이용규를 빼고 대타로 김태균을 투입하는 승부수를 던졌다. 김태균이 LG의 바뀐 투수 유원상을 상대로 초구에 좌측 떨어지는 2타점 적시타를 작렬시키며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김성근 감독은 경기 내내 수첩에 메모를 하는 등 분주하게 경기를 지휘하며 승리를 이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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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