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도'판 육아예능, 어린이집 폭력문제의 '무도'식 접근
OSEN 최나영 기자
발행 2015.03.07 19: 44

이번 '무한도전'는 두 가지 측면에서 볼 수 있었다. 하나는 '무한도전'과 방송가 대세인 육아예능의 만남이고, 더 깊이 들어가면 사회적 문제를 건드리는 '무한도전'만의 방식이다.
7일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무한도전'에서는 '무도-어린이집'이란 제목으로 어린이집을 방문해 일일 육아에 나선 멤버들의 모습이 그려졌다.
육아 전문가로부터 훈육법에 대해 사전에 간단한 공부를 하고 어린이집에 투입된 멤버들. 다들 실제로 '아빠'인 멤버들이지만 여러 아이들과 함께 하는 시간은 쉽지 않았다.

육아 전 아이들의 얼굴과 이름을 먼저 공부하며 열정을 보인 유재석은 하지만 가장 먼저 도착한 아이의 갑작스런 울음에 당황하고 말았다. 국민적인 사랑을 받는 유재석의 인기는 아이들 앞에서는 잘 통하지 않았다. 순둥이 막내의 겉옷을 벗기다가 울리기도. 다만 유재석 특유의 다정다감함이 곧바로 아이들의 호감을 샀다.
적극적인 성격을 지닌 하율이의 보조 MC적인 활약은 유재석을 감탄케 했다. 유재석은 30여년만에 여자 아이의 머리를 묶어주며 어려움을 토로했고, 이를 보며 "나도 묶어주세요"란 단발머리 태은이의 요구에도 최선을 다했다.
박명수는 만나면 공손하게 인사하는 법인 '손공수'를 외치며 열의를 불태웠다. 직접 안전벨트까지 채워주는 따뜻한 모습을 보이는가 하면, 육체적으로 지쳐도 계속 정서적으로 교감을 나누려고 하는 모습은 반전 매력이라 할 만 했다. '내 새끼 보듯 돌보겠다'란 본인의 마음가짐이 어느 정도 드러났다. 본인의 '버럭'하는 성격을 스스로 자제하는 모습은 하나의 웃음 코드였다.
하하와 정형돈은 아이들에게 보다 친구로 다가갔다. 아이들과 함께 등산을 나서 손수 베이스 캠프를 만들고 미끄럼을 타는 등 '같이 즐기기'로 유대감을 쌓았다.
정준하는 미리 준비한 돼지 인형옷을 입고 등장, 아이들에게 큰 웃음을 안겼다. 아이들은 "괴물이다~!"라고 앙증맞게 소리치면서도 얼굴에 웃음꽃이 가득했다. 정준하는 이렇듯 '재롱'으로 승부수를 던졌다. 아이들에게 지속적으로 '반응'해 주는 태도는 육아전문가의 칭찬을 받았다.
낮잠 시간, 멤버들은 아이들 부모님에게 일일히 편지를 쓰며 아이들의 '이야기'를 들려줬다. 마지막까지, 유재석은 어머니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상황 설명을 했다. 아이들의 귀엽고 때론 감동적이기까지 한 모습은 보는 이의 마음을 따뜻하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이번 편은 육아예능의 접합이자 동시에 최근 사회적으로 파장을 일으킨 어린이집 폭력 사건에 대한 은유적인 재조명으로도 볼 수 있을 것 같다.
이날 방송 초반부에서 육아 전문가는 최근 사회적 문제로 불거진 어린이집 폭력 사건에 대해 "그 장면을 보고 울었다. 사실 급식과 관련이 있다. 미각이 예민한 아이들은 김치 맛이 아프게 느껴진다"고 설명했다. 이에 박명수는 "잘못된 것이다"라고 지적했고, 정준하 역시 씁쓸한 표정을 지어 보이며 고개를 끄덕였다.
더불어 방송 내내 모니터를 보고 있는 육아전문가의 설명을 통해 아이들의 심리에 대한 이해를 도왔다. 그러면서 어른들의 적절한 대처법을 제시했다. 단순한 웃음과 감동으로 버무린 육아예능으로 보기에 이날 방송은 아이들이 '왜 저렇게 행동할 수 밖에 없을까'를 살펴보는 것에 집중했다. 더불어 요즘 보육 교사에 대한 곱지 않은 시선이 있는데, 아이들을 누구보다 사랑하며 사명을 다하는 선생님들을 보여주며 다른 관점을 제시하기도 했다.
nyc@osen.co.kr
'무한도전' 캡처, MBC 제공

Copyright ⓒ OSEN. All rights reserved.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