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C 다이노스 토종 에이스 이재학(25)이 올 시즌 한층 업그레이드된 모습으로 마운드에 오른다.
이재학은 7일 마산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 리그’ KIA 타이거즈와의 시범경기에 선발 등판해 4이닝 2피안타 2볼넷 6탈삼진 무실점을 기록했다. 이재학은 경기 초반 주자들을 내보내며 흔들렸지만 점차 안정감을 되찾았다. 그리고 올 시즌을 앞두고 새로 장착한 슬라이더를 실험하며 그 가능성을 확인했다.
NC가 지난해 창단 첫 포스트시즌에 진출할 수 있었던 것은 찰리 쉬렉-에릭 해커-테드 웨버-이재학의 선발 4인방이 있었기 때문이다. 선발 마운드가 탄탄하니 쉽게 무너지지 않았다. 하지만 올 시즌부터는 신생팀 혜택이 사라지면서 외국인 투수가 2명으로 줄었다. 김경문 감독은 “외국인 투수 1자리가 정말 크다”며 걱정을 표했다.

이제는 가지고 있는 투수들로 마운드를 꾸려야 하는 상황이다. 특히 외국인 선수가 떠난 만큼 이를 메워줄 토종 선수들의 활약이 절실하다. 따라서 명실상부 토종 에이스인 이재학의 어깨는 올 시즌 더 무거워졌다. 이런 상황에서 이재학은 오프 시즌 동안 슬라이더를 연마하며 한 단계 비상을 노리고 있다.
그는 지금까지 주무기인 체인지업을 앞세워 2년 연속 10승을 달성했다. 하지만 2013시즌 평균자책점 2.88에 비하면 지난해 평균자책점 4.21은 다소 높게 느껴진다. 이재학 스스로도 오프 시즌에 “작년에 재작년보다 안 좋았기 때문에 올해는 더 잘하고 싶은 게 선수 마음이다”라며 절치부심하는 모습이었다. 그리고 더 잘하기 위한 무기 중 하나가 슬라이더다.
이재학은 7일 KIA전에서 총 61개의 투구수 중 슬라이더 10개를 던졌다. 최고 구속은 125km. 반면 체인지업은 더 적은 9개였다. 패스트볼, 체인지업을 던지면서 슬라이더를 섞으니 타자들은 헷갈릴 수밖에 없었다. 이날 이재학은 매 이닝 주자를 출루시키는 등 다소 불안했다. 하지만 위기 상황에선 탈삼진을 뽑아내며 실점하지 않았다. 4이닝 동안 총 6개의 탈삼진을 기록하며 KIA 타선을 틀어막았다.
스프링캠프서 미국 대학팀 타자들에게 안타를 많이 내주기도 했으나 단지 시험 무대였을 뿐. 본격적인 시즌을 앞두고 기분 좋은 출발을 했다. 이재학 스스로도 이날 투구에 어느 정도 만족감을 표했다. 그는 “슬라이더가 생각보다 컨트롤이 좋았다. 체인지업의 비율을 낮추고 슬라이더의 비율을 올렸다”고 설명했다. 이어 “정규시즌을 앞두고 컨디션 조절이 잘 돼가고 있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이재학은 2년 연속 10승에 만족하지 않고, 슬라이더를 앞세워 다시 한 번 토종 에이스의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마운드에 오른다. 과연 정규시즌에서도 한층 발전된 모습을 보일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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