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막전까지 충분히 준비할 수 있다".
지난 7일 대전구장. LG와 시범경기 개막을 앞둔 한화 외야수 이용규(30)는 1루 파울지역에서 내야수 이창열과 캐치볼을 했다. 차츰 거리를 늘려간 이용규는 우측 펜스의 폴대 근처까지 이동해 1루 베이스 부근의 이창열에게 공을 던졌다. 60~70m까지 캐치볼 거리를 늘리며 외야 수비 복귀에 박차를 가했다.
캐치볼을 마치고 덕아웃으로 들어온 이용규는 "특별히 송구훈련을 조절하는 단계는 아니다. 내가 던질 수 있는 선에서 최대한으로 던지고 있다"며 "이제 아프지 않다. 괜찮다. 개막전까지는 충분히 수비를 할 수 있을 것이다"고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용규는 KIA 시절이었던 지난 2013년 9월 중순에 왼쪽 어깨 회전근 수술을 받았다. 수술 당시 재활에만 8~9개월 정도 걸릴 것이라는 소견이 나왔다. 그러나 한화 이적 첫 해였던 지난해 3월말 시즌 개막부터 지명타자로 출장하며 재활을 병행하느라 회복 속도가 늦었다. 결국 지난해에는 수비를 아예 보지 못했다.
하지만 지난해 시즌을 마친 뒤 김성근 감독의 특별 관리로 어깨 회복에 주력했다. 홍남일 트레이닝코치가 집중적으로 담당했다. 이용규는 "지난해 가을부터 스프링캠프까지 4개월 가까이 오키나와에서만 재활했다. 거의 오키나와인이었다"며 지난 시간을 돌아봤다.
시즌 개막까지 20일 남은 시점에서 이용규는 외야 수비에 열의를 보이고 있다. 그는 "다른 선수들보다 팔이 풀리는 시간이 조금 더 걸린다. 하지만 남들보다 미리 준비하면 되는 것"이라며 "준비가 잘되고 있고, 개막전까지는 충분히 수비를 할 수 있다"고 자신했다.
다만 원래 포지션이었던 중견수보다는 우익수에 조금 더 비중이 쏠린다. 김성근 감독은 외국인 타자 나이저 모건을 중견수로 쓰겠다는 구상이다. 이용규는 "우익수는 송구 거리가 길어 조금 부담이 있지만 2루수 (정)근우형 등 다른 선수들이 도와주면 큰 무리는 없을 것이다. 감독님이 원하는 포지션이 어디든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김성근 감독은 "이용규 본인은 지금 당장 수비를 할 수 있다고 하는데 무리시키지 않을 것이다. 시범경기에는 지명타자나 대타로 감을 유지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시범경기 개막전에 3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장한 이용규는 2타수 1안타 1볼넷으로 타격감을 이어갔다. 이제 곧 외야 수비까지, 이용규의 진가를 확인할 날이 머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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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