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경언, "스피드업 위반, 타자에게는 불이익"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5.03.08 12: 31

한화 외야수 김경언(33)이 스피드업 규정에 대한 속내를 밝혔다. 
김경언은 지난 7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LG와 시범경기 개막전에 스피드업 규정 위반에 따른 삼진으로 화제의 중심에 섰다. 올해부터 새롭게 적용되는 스피드업 규정으로 타석에 두 발이 모두 벗어나면 '타석 이탈 스트라이크'가 선언된다. 시범경기 첫 날 김경언이 새 규정에 진땀을 흘렸다. 
김경언은 3회 두 번째 타석에서 무사 1루 볼카운트 2B2S. 김경언은 LG 투수 헨리 소사의 4구째 공을 골라낸 뒤 5구째 공을 상대하기 위해 타석으로 다시 들어섰다. 그러나 이때 주심을 맡은 이계성 심판위원이 갑자기 '스트라이크' 콜을 했다. 이미 투스트라이크였던 김경언은 공을 제대로 보지 못하고 삼진 아웃됐다. 두 발 모두 타석에서 떨어졌기 때문에 '타석 이탈 스트라이크' 선언으로 삼진 처리됐다. 

8일 LG와 대전 홈경기를 앞두고 만난 김경언은 "내 타격이 몸이 앞으로 나가며 공을 치고 고르는 스타일이라 처음 룰이 만들어질 때부터 불리할 것으로 생각했다. 삼진을 많이 먹겠구나 싶었다"며 "공을 보고 아무 생각없이 움직였는데 스트라이크가 선언됐다. 오키나와에서 교육을 받았는데 한동안 경기를 나가지 못해 감각이 떨어져 생각을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삼진이 되고 덕아웃으로 들어올 때 부끄러웠다. 선수들도 별 말을 하지 않았다. 워낙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라 내게 상황을 물어보더라"며 "그 다음부터 타석에 빠지지 않기 위해 생각이 많아졌다. 투수와 승부가 안 됐다"고 토로했다. 
김경언은 7회에도 타석 이탈 스트라이크를 받았고, 투스트라이크 이후에는 두 발이 모두 벗어날 뻔하다 가까스로 중심을 잡는 웃지 못할 장면도 연출됐다. 김경언은 "취지는 좋은데 이렇게까지 하면 불이익을 받는 타자들이 있을 것 같다. 투수와 승부에 어려움이 있다"며 "규정이 이대로 유지되면 배터 박스를 최대한 활용하겠다"고 밝혔다. 
김경언뿐만 아니라 LG 이진영도 4회 볼카운트 1B2S에서 타석 이탈로 스트라이크 아웃돼 삼진 처리됐다. LG 양상문 감독은 "캠프 연습경기에선 벗어나는 선수가 없었는데 진영이가 한 번 했다"며 "만약 9회 만루 상황에서 그런 장면이 나오면 큰일 나는 것이다. 협의를 통해 보완책이 필요해 보인다"는 의견을 밝혔다. 
한편 KBO에서는 "시즌 개막까지 20일이 남았다. 다음주까지 각 팀마다 8경기씩 하게 되는데 더 지켜본 뒤 (규정 변경을) 검토해 보겠다. 어떤 식으로든 스피드업 위반에 대한 페널티가 필요한데 이 부분을 경기적인 요소로 할 것인지 신중하게 고민해볼 계획이다"며 "일단 당분간은 선수들이 인식 변화를 가질 수 있도록 계속 지켜보겠다"는 유보적 입장을 내놓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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