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쪽은 페이스를 바짝 끌어올렸다. 또 다른 쪽은 페이스를 천천히 올리고 있다. '극과 극' 준비 과정이다.
8일 대전구장에서 열린 한화-LG의 시범경기. 양 팀 선발투수들의 대결이 관심을 모았다. LG는 새 외국인 투수 루카스 하렐이 첫 선을 보였고, 한화에서는 유력한 선발 후보 이태양이 모습을 드러냈다. 기본적으로 두 투수 모두 우완 정통파 투수이지만 투구 스타일은 대조적이었다.
먼저 루카스는 4이닝 2피안타 2볼넷 5탈삼진 2실점(1자책)으로 비교적 호투했다. 시범경기 첫 등판에서 최고 151km 강속구로 탈삼진 능력을 과시하며 가능성을 확인시켰다. 경기 초반에는 불안한 제구로 폭투 3개를 범하며 실점을 내줬지만 이닝을 거듭할수록 점차 안정감을 찾았다.

이날 루카스는 특유의 빠른 템포로 공격적인 투구를 했다. 최고 구속은 151km. 140km대 중후반 강속구를 뿌리며 힘 있는 투구를 했다. 직구(41개) 중심으로 슬라이더(16개) 커터(12개) 체인지업(9개)을 고르게 섞어 던졌다. 변화구 제구가 되지 않아 투구수가 늘어난 것이 아쉬운 부분.
하지만 벌써 150km 안팎의 강속구를 던지며 페이스를 끌어올렸다. 캠프 때부터 착실하게 몸을 만들며 일찌감치 실전 모드로 들어간 그는 경기 초반 수비의 도움을 받지 못하는 상황에도 흔들림 없는 투구로 적응력을 보였다.
이에 맞선 이태양은 3⅓이닝 3피안타(1피홈런) 2볼넷 5탈삼진 1실점을 기록했다. 아직 정상 컨디션이 아니었지만 페이스를 천천히 끌어올리는 과정에 있다. 정상 구속이 아닌데도 삼진 5개를 잡으며 요령 있는 투구를 했다.
이날 이태양의 최고 구속은 140km. 대부분 공이 130km대 중반에 그쳤다. 지난해 시즌 때는 140km대 중후바 강속구를 경기 후반에도 마음껏 뿌렸지만 이날은 스피드가 제대로 나오지 않았다. 김성근 감독의 관리아래 캠프에서는 투구량을 줄이며 천천히 컨디션을 회복하는 데 중점을 뒀다.
하지만 대부분 공을 직구(38개)로 던지며 결정구로 슬라이더(9개) 커브(7개) 포크볼(6개)로 타이밍을 빼앗았다. 5개의 삼진도 바깥쪽 낮게 깔리는 코너워크와 주무기 포크볼이 효과적으로 먹혔다. 다만 1회 139km 바깥쪽 직구가 비거리 130m짜리 중월 솔로 홈런으로 이어지는 등 아직 구위가 정상 궤도에 오르지 않았다는 점에서 페이스를 올려야 한다.
대조적인 시즌 준비 과정을 거치고 있는 루카스와 이태양. 시즌에 들어가서는 어떤 결과물을 얻을지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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루카스-이태양. / 대전=박준형 기자 soul1014@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