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다승왕 조정훈(30, 롯데 자이언츠)이 1731일 만에 1군 실전 마운드에 오르며 부활의 기지개를 켰다.
조정훈은 8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2015 타이어뱅크 KBO 리그’ SK 와이번스와의 시범경기 2차전에 2번째 투수로 등판해 2이닝 1피안타 4탈삼진 무실점으로 호투했다. 약 5년 만에 오른 1군 실전 무대지만, 여전히 안정감을 자랑하며 첫 피칭을 마쳤다. 팀도 9-1로 기분 좋은 승리를 거뒀다. 확실한 선발 후보가 부족한 상황에서 조정훈의 복귀는 큰 힘이 될 전망이다.
조정훈은 이날 조시 린드블럼에 이어 팀이 5-1로 앞선 5회초 마운드에 올랐다. 첫 이닝에서 박계현을 헛스윙 삼진, 조동화를 1루 땅볼로 잡았다. 이후 이명기에게 중전안타를 맞고 2루 도루까지 허용했지만 김강민을 루킹 삼진으로 막으며 위기를 넘겼다. 조정훈은 6회에도 마운드에 올라 강타자 최정, 앤드류 브라운을 연속 삼진으로 솎아냈다. 이어 이재원을 범타 처리하면서 이날 투구를 마쳤다.

조정훈은 2이닝 동안 총 32개의 공을 던지며 4개의 탈삼진을 뽑아냈다. 패스트볼을 17개 던졌으며 최고 구속 145km를 기록했다. 커브를 5개, 전매특허인 포크볼을 10개 던졌다. 무엇보다 포크볼은 최저 127km에서 최고 137km까지 고르게 떨어지며 상대 타자들을 헷갈리게 만들었다. 거의 몸 상태 100%에 가까워지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롯데는 현재 외국인 투수 2명에 송승준이 선발 로테이션에 들어올 가능성이 높다. 여기에 4~5선발을 두고 여러 선수들을 테스트하고 있는 상황. 이종운 감독은 이날 경기에 앞서 선발 후보 조정훈에 대해 “투구 내용도 중요하지만 무리 없이 던질 수 있느냐가 중요하다”라고 밝혔다. 일단 첫 번째 등판에선 건재함을 과시했다.
조정훈은 지난 2010년 6월 13일 사직 한화전 이후로 마운드에 오르지 못했다. 부상으로 인해 두 번이나 팔꿈치 인대 재건술을 받으며 인고의 나날을 보냈다. 그리고 이날 조정훈은 기나긴 노력 끝에 1731일 만에 등판, 호투로 팬들의 기다림에 화답했다. 물론 아직 시범경기이기에 모든 것을 판단하기는 어렵지만, 이 감독의 말대로 2이닝을 무사히 소화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었다.
한편 이 감독은 이날 경기에 앞서 조정훈의 등판에 대해 “정규시즌 전까지 5이닝 소화를 하도록 맞출 것이다”면서 “처음 중간으로 투입해보고 괜찮으면 선발진에 합류시키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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