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짜 사나이’가 물갈이를 마치고 시즌 2로 안방극장을 찾았다. 방송 3주년을 맞아 스타들의 군 체험이 새롭지 않게 여겨질 수 있는 위기를 극복한 것은 역시나 진정성 확보와 새로운 출연자의 매력을 수혈하는 일이었다. 각양각색의 출연자들이 머리를 단정하게 하고, 신체검사를 받는 모습은 재미를 높이는 동시에 프로그램을 좀 더 담백하게 만들었다.
지난 8일 방송된 MBC 예능프로그램 ‘일밤-진짜사나이’는 기존 시즌 1 멤버들이 모두 하차하고 11명의 새로운 출연자가 첫 발을 디디는 이야기가 공개됐다. 배우 임원희·이규한·정겨운, 개그맨 김영철, 요리사 샘 킴, 전 농구선수 김승현, 언터쳐블 슬리피, 슈퍼주니어 강인, 방송인 샘 오취리, 보이프렌드 영민·광민 등 11명의 출연자가 시즌 2를 이끌게 된다.
이 프로그램은 2013년 4월 첫 방송을 하며 벌써 방송 3년여가 됐다. 보통 예능프로그램이 시간이 지날수록 새로운 그림이 주는 즐거움이 줄어드는데 ‘진짜사나이’ 역시 시즌 1 막판 이 같은 위기에 놓였다. 여군 특집이 프로그램의 화제성을 확 높이긴 했지만 남자 스타들의 군 체험에 대한 시선이 줄어들었던 것이 사실이다.

이 가운데 ‘진짜사나이’는 멤버 전원 하차라는 초강수를 둔 후 출연자 역시 11명으로 확 늘렸다. 시즌 1이 7~8명가량 출연자들이 함께 한 것과 달리 물량공세를 펼친 것. 출연자만 불어난 게 아니었다. 시즌 2 첫 방송은 머리를 군대 규정에 맞게 스포츠 머리로 단정하게 깎고, 심리검사와 신체검사 등 일명 징병 검사를 받는 스타들의 모습이 차근차근 담겼다.
실제 입대하는 장병들과 마찬가지로 절차를 밟는 과정에서 스타들의 재입대 혹은 첫 입대의 복합적인 감정들이 교차됐다. 평소 진지한 모습과 달리 엉뚱한 매력이 드러나기도 하고, 모두 까까머리가 되자 진짜 입대를 하는 듯한 모습으로 진정성이 높아졌다. 시즌 1 방송 내내 조작 의혹, 군대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고 미화한다는 지적을 받았던 이 프로그램은 시즌 2 출범에 있어서 머리스타일을 단정하게 하고 신체검사를 받으며 진정성을 높이려고 했고 이는 어느 정도 효과를 누린 것으로 보인다.
제작진이 수개월간 준비한 새로운 인물들은 엉뚱했다. 최고령자 임원희는 내내 담담한 척 했지만 눈물을 쏟았고, 이규한은 말만 하면 웃기는 범상치 않은 입담을 과시했다. 정겨운은 의외로 허당 매력을 뽐냈고, 김영철은 앞으로 수다 본능을 어떻게 참을지가 기대됐다. 샘 킴과 김승현은 카리스마 대신 친근했고, 슬리피는 독특한 4차원 매력이 드러났다. 강인과 샘 오취리는 그동안의 웃음기 대신에 진지한 모습으로 향후 군생활에 대한 궁금증을 자아냈다. 영민과 광민은 막내 멤버이자 쌍둥이 특성이 호기심을 자극했다. 출연자가 늘어난만큼 독특한 매력을 가진 이들이 늘어났고, 시청자들의 취향을 더욱 폭 넓게 저격할 것으로 보인다.
일단 시즌 2 첫 방송에서 시청자들의 흥미를 자극한 ‘진짜 사나이’가 속편은 본편보다 잘 되지 않는다는 ‘소포모어 징크스’를 깨고 흥행에 성공할 수 있을까. 분명한 것은 일단 프로그램이 선사하는 웃음이 상당하다는 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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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밤’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