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극(?) 피한 노상래-조성환, 선의의 경쟁 본격 시작
OSEN 허종호 기자
발행 2015.03.09 06: 00

친구 사이의 우정에 금이 가는 참극은 일어나지 않았다. 이제 남은 것은 본격적인 선의의 경쟁이다.
전남 드래곤즈 노상래 감독과 제주 유나이티드 조성환 감독은 1970년 동갑내기 친구사이다. '견우회' 멤버이기도 한 두 감독은 친분이 두터운 것으로 널리 알려졌다. 우연히도 두 감독은 이번 시즌을 앞두고 각각 전남과 제주의 감독으로 선임돼 함께 프로 무대에 데뷔하게 됐다.
그런데 일정이 참 얄궂었다. 프로 감독으로서 단 한 번밖에 없는 데뷔전에서 절친한 두 감독이 맞붙게 됐다. 일정이 나오기 전까지만 해도 서로의 밝은 미래를 빌어주던 두 감독이 그라운드에서는 상대를 무너뜨리기 위해 살벌한 광경을 보여야 했다.

경기는 공적인 관계인 만큼 우정은 뒷전이 됐다. 노 감독은 "양보란 없다"고 선언했고, 조 감독은 "하위스플릿, 네가 가라. 친구야"라며 절대 물러서지 않는 승부를 예고했다. 데뷔전에서의 승리는 그만큼 간절했다.
경기 내용도 치열했다. 전반전부터 후반 초반까지는 제주가 앞섰다. 제주는 중원에서의 우위를 바탕으로 전남을 압박했고, 후반 6분 정다훤이 문전 돌파에 이은 왼발 슈팅으로 전남의 골문을 흔들었다.
하지만 당하고만 있을 노상래 감독이 아니었다. 실점 직후 선수 교체로 변화를 꾀한 전남은 조금씩 분위기를 가져왔다. 결국 후반 34분 교체 투입한 오르샤로부터 시작된 공격이 스테보의 슈팅까지 이어져 승부는 원점으로 돌아갔다.
경기는 그대로 끝났다. 데뷔전 승리라는 기쁨을 놓쳤지만, 친구 사이의 균형이 무너지지 않고 시즌을 시작하게 돼 한편으로는 다행이기도 했다.
조 감독은 "승리를 못 가져가 아쉽다. 그래도 기분은 좋다. 친구와 같이 좋은 출발을 한 것 같다. 상대가 친구라서 승리를 가져가면 불편했을 것이다"고 말했다. 노 감독도 "제주와 좋은 경기를 했다. 선의의 경쟁을 해야 한다. 오늘 경기는 만족하면서도 아쉽기도 하다. 앞으로 서로 노력해서 좋은 결과를 얻었으면 한다"고 말했다.
첫 승리를 놓친 노상래 감독과 조성환 감독은 K리그 클래식 2라운드에서 데뷔승에 도전한다. 전남은 오는 14일 성남 FC와 원정경기를 갖고, 제주는 15일 부산 아이파크와 홈경기를 갖는다. 상대에 대한 부담감이 없는 만큼 두 감독의 본격적인 K리그 클래식 도전은 이 때부터라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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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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