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담화 K] "히딩크 앞 2골, 그런데 발탁은 김남일"
OSEN 허종호 기자
발행 2015.03.09 06: 02

"거스 히딩크 감독님 앞에서 2골을 넣었는데 뽑힌 건 김남일(교토 상가)이더라."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2018 러시아 월드컵에서 활약한 새로운 얼굴을 찾기 위해 K리그 클래식 경기를 관전했다. 지난 7일 전주에서 열린 전북 현대와 성남 FC의 경기를 비롯해 8일에는 광양을 찾아 전남 드래곤즈와 제주 유나이티드의 경기를 관전했다. 기존에 크게 명성을 떨치지 못했던 이정협(상주 상무)이 슈틸리케 감독의 선택을 받았다는 사실을 아는 선수들은 자신도 뽑힐 수 있다는 희망을 가질 수 있었다.
슈틸리케 감독의 방문 소식을 접한 전남 노상래 감독은 14년 전 2001년 3월 25일을 떠올렸다. 자신도 비슷한 경험이 있었기 때문이다.

2002 한일 월드컵을 준비하던 히딩크 감독은 슈틸리케 감독처럼 K리그를 방문해 새로운 얼굴을 찾기 위해 노력했다. 광양에서 열린 전남과 성남의 개막전도 방문 대상이었다. 당시 선발 공격수로 나선 노상래 감독은 히딩크 감독이 보는 앞에서 2골을 터트리며 전남의 2-0 승리를 이끌었다. 당연히 관심이 집중됐다. 히딩크 감독이 노상래 감독의 발탁을 염두에 두고 있다는 기사도 나왔다.
과거를 회상한 노 감독은 미소를 지으며 "2001년 히딩크 감독님이 개막전을 찾았을 때 내가 2골을 넣어 2-0으로 이겼다. 대표팀에 내가 발탁된다는 이야기가 계속 나왔다. 그런데 뽑힌 건 내가 아니었다. 정작 발탁된 건 (김)남일이었다"며 "그 때 내가 31세였다. 내 키가 큰 것도 아니고 지금과 비슷한 몸이었는데 뽑히는 건 무리였다"고 말했다.
그렇다면 김남일은 개막전 경기서 어떤 활약을 했을까. 당시 김남일은 그라운드에 모습을 보이지 못했다. 이날 출전 선수 명단에는 김남일의 이름이 아예 포함돼 있지 않았다. 그날 경기서 뛴 선수 중 2002 월드컵에 나선 선수는 풀타임을 소화한 김태영(현 전남 코치)밖에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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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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