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이상 유망주가 아니다. 성숙해지겠다는 다짐을 첫 경기부터 해냈다.
양동현은 8일 울산문수구장에서 열린 FC 서울과 2015 K리그 개막전서 선발 출장해 1골-1어시스트를 기록했다. 그의 활약에 힘입어 울산은 2-0의 완승을 챙겼다. 선발 출장한 양동현은 후반 21분 김신욱과 교체됐다. 철퇴축구 2기의 철퇴역할을 완벽하게 해냈다.
이날 양동현은 교체될 때까지 영양가 넘치는 활약을 선보였다. 3개 시도한 슈팅은 모두 골문 안으로 향하며 유효슈팅이 됐다. 비록 오프 사이드가 됐지만 적극적으로 움직임을 선보였다. 특히 골 뿐만 아니라 서울의 추격이 이뤄지는 상황에서 상대의 오프사이드 트랩을 뚫고 어시스트를 배달하는 등 위력적이었다.

경기 후 수훈선수로 뽑힌 양동현은 "올 시즌 개막전에서 울산 유니폼을 다시 입고 첫 골을 기록해서 감회가 새롭다. 개막전에서 골 넣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기분이 남다르다. 승리를 한 것도 좋지만 감독님께 첫 승을 안겨서 부담감을 떨쳐서 좋다. 앞으로 더 좋은 결과를 보이겠다"며 웃었다.
또 그는 김신욱과의 경쟁에 대해 "울산에 오고부터 항상 듣는 이야기다. 너무 많이 들었다. 옆에서 같이 운동해보니 김신욱은 굉장히 좋은 선수다. 우리나라에서 나오기 드문 선수고 월등히 피지컬이 좋다. 신욱이를 보고 장점 내 걸로 만들어야 겠다는 생각도 한다. 나름대로 경쟁력 가져야 한다. 내가 가진 것을 최대한 어필해서 감독님 작전 수행하면 서로 좋은 경쟁자가 될 것"이라며 경쟁을 피하지 않았다.
적극적이다. 양동현은 말 그대로 '미완의 대기'다. 중동고 중퇴 후 2002년 대한축구협회 주도하에 추진된 유소년 축구 유학 프로젝트 1기로 FC 메스(프랑스)에 입단했다. 큰 기대를 받았다. 메스의 입단 제의를 거절하고 레알 바여돌리드(스페인)의 입단 테스트에 합격했지만 부상을 당해 국내로 유턴했다.
2005년 울산에서 데뷔했지만 어린시절 받았던 기대만큼의 활약은 보이지 못했다. 부산-경찰청을 거쳐 2014년 울산에 다시 돌아왔다. 총 195경기에 나서 51골-26어시스트를 기록중이다. 어린 시절의 양동현은 아니지만 어느덧 팀내 중견 선수가 됐다.
따라서 새로운 윤정환 감독의 부임은 그에게 또다른 도전이었다. 특히 윤 감독은 일본에서 지도자 생활을 하며 선수를 혹독하게 조련 시키는 것으로 정평이 나 있던 상황. 그러나 양동현은 의외의 이야기를 했다. 시즌 개막을 앞두고 만난 그는 "감독님께서는 의외로 선수들을 몰아치지 않으신다. 그저 제 할 일을 하면 아무런 이야기를 하지 않으신다. 그래서 이상한 생각도 했지만 점점 적응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의 도전은 분명했다. 양동현은 "최근 울산이 흔들렸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내가 알던 울산은 선후배간에 끈끈한 정이 있는 팀이었다. 선배들이 중심을 잡고 후배들을 이끌었기 때문에 명문구단이라는 이름을 가질 수 있었다. 따라서 이제는 내가 그 역할을 해야 한다. 감독님께서도 믿음을 주신다. 올 시즌 울산의 비상을 위해 더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말 뿐인 공약이 아니었다. 물론 이제 1경기밖에 펼치지 않았다. 하지만 양동현은 후배 김신욱이 빠진 자리를 완벽하게 채웠다. 이유는 분명했다. 더이상 재능만 있는 어린 선수가 아닌 팀을 이끌 노장이기 때문이다.
10bird@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