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되는 집안' 삼성, 예비 자원도 넘쳐난다
OSEN 손찬익 기자
발행 2015.03.09 06: 09

강팀이 되기 위해서는 예비 자원이 풍부해야 한다. 올해부터 144경기로 경기 수가 늘어나면서 예비 자원의 중요성은 더욱 커졌다. 김한수 삼성 타격 코치는 7일 두산과의 시범경기 개막전을 앞두고 "이번 캠프를 통해 비주전급 타자들의 기량이 향상됐다"며 "시범경기에서도 좋은 모습을 보여줄 것"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김한수 코치의 말처럼 백업 선수들의 활약은 돋보였다. 이 가운데 육성선수 출신 박찬도(외야수)의 활약은 단연 빛났다. 그는 7일 경기에서 강한 어깨를 바탕으로 홈 보살을 기록하며 추가 실점 위기를 막아냈다. 이어 8일 경기에서는 몸살 증세를 호소한 최형우 대신 선발 출장 기회를 얻어 4타수 3안타 3득점 불방망이를 휘두르며 삼성의 시범경기 첫 승을 이끌었다.
류중일 감독은 이날 경기가 끝난 뒤 "박찬도의 타격감이 좋다. 좌완 투수를 공략하는 능력도 향상됐다"면서 "비슷한 유형인 박해민, 구자욱과 경쟁을 시켜볼 것"이라고 말했다.

올 시즌 1군의 대수비 및 대주자 요원으로 분류됐던 박찬도는 "나도 대주자 및 대수비로 나가면서 입지를 넓히고 싶다. 백업 요원으로 살아 남는 것도 좋지만 주전 선수가 되는 게 최종 목표다. 지난해 대주자로 시작해 주축 선수가 된 (박)해민이처럼 나도 한 번 제대로 해보고 싶다"고 당찬 목표를 드러냈다.
8일 경기에 선발 마스크를 쓴 이정식 또한 공수 양면에서 좋은 활약을 펼쳤다. 선발 차우찬과 배터리 호흡을 맞추며 5이닝 무실점 호투에 이바지했고 4-0으로 앞선 4회 우중간을 가르는 2타점 2루타를 터트리며 두산의 추격을 따돌렸다.
진갑용과 함께 2005, 2006년 2년 연속 우승에 기여했던 이정식은 최근 몇년간 부상 속에 제 기량을 발휘하지 못했다. 지난해 목디스크 수술을 받는 등 인고의 세월을 보냈던 이정식은 일찌감치 괌 캠프에 합류해 올 시즌을 위한 준비를 했었다. 이날처럼만 해준다면 1군 안방 경쟁에서도 충분히 이길 수 있을 듯.
지난해 삼성의 대타 타율은 2할2푼. 9개 구단 가운데 7번째 기록이다. 대타 요원 보강은 주요 과제 가운데 하나였다. 올 시즌 대타 요원으로 분류된 강봉규와 우동균도 두산 2연전에 교체 투입돼 안타를 생산하며 벤치의 믿음에 보답했다.
강봉규는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히든 카드 역할을 잘 소화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특히 좌완 투수 공략 능력이 탁월해 승부처에 기용될 가능성이 높다. 우동균은 비시즌 때 체계적인 웨이트 트레이닝을 소화한 덕분에 타구의 질이 한층 좋아졌다는 평가다. 6일 대구구장에서 열린 자체 훈련에서도 오른쪽 외야 펜스를 넘기는 큼지막한 타구를 수 차례 날렸다.
이밖에 내야수 백상원과 김재현도 지난해보다 한 단계 더 성장한 모습이었다. 백업 선수들의 성장이 주는 효과는 크다. 전력 이탈이 발생할 경우 그 공백을 메울 뿐만 아니라 기존 주전 선수들에게 신선한 자극제가 되기도 한다. 삼성은 주전들의 전력 이탈에도 공백이 거의 없는 게 두꺼운 선수층 덕분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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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찬도-이정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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