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가 개막 2연전을 마쳤다. LG는 지난 7일과 8일 대전구장에서 한화 이글스와 두 차례 맞붙어 1승 1패했다. 7일 첫 경기에서 3-9로 패한 LG는 8일에는 3-2로 신승했다.
시범경기인 만큼, 양 팀 모두 승리에 올인하지 않는 경기 운영을 했다. 특히 한화는 이틀 연속 베스트와는 거리가 먼 선발라인업을 들고 나왔다. 이래저래 결과보다는 과정에 무게를 실어야할 두 경기를 집중적으로 돌아본다.
▲ 소사·루카스 외인 원투펀치 시험무대

기록만 보면 소사는 7일 경기서 4이닝 동안 투구수 79개 7탈삼진 4사사구 6실점(5자책), 루카스는 8일 4이닝 동안 투구수 78개 5탈삼진 3사사구 2실점(1자책)을 올렸다. 둘 다 스프링캠프 연습경기보다 못한 성적을 남겼는데, 투구 내용 자체에도 당시와 여러 가지 차이점이 있었다.
먼저 소사는 지난해 봉인했던 싱커를 던졌다. 2014시즌 넥센에서 포심 패스트볼과 슬라이더 투피치 투수로 변신 후 괴력을 발휘했었는데, 반 년 만에 싱커 봉인을 풀었다. 결과는 지난해와 같은 제구난조. 넥센 염경엽 감독은 2014시즌 소사의 싱커가 볼카운트 싸움을 불리하게 가져가는 큰 요인이라 생각, 소사로 하여금 싱커를 구사하지 못하게 했었다. 이제 중요한 것은 코칭스태프와 소사의 선택이다. 투피치 투수로 돌아갈지, 아니면 싱커를 계속 안고 갈지 주목할 부분이다.
루카스도 스프링캠프 연습경기와 투구패턴이 달랐다. 연습경기서 결정구로 체인지업을 즐겨 사용하던 루카스는 이번 한화전에선 커브(한화 전력분석에는 슬라이더로 표기)의 비중을 높였다. 소사처럼 제구가 흔들리지는 않았으나, 로케이션이 연습경기 만큼 뛰어나지는 않았다. 타자 무릎에 형성됐던 패스트볼 계열의 공들이 한화전에선 다소 높았다.
소사와 루카스 모두 한계 투구수를 80개로 한정해 놓고, 자신의 모든 것들을 시험한 이번 2연전이었다.
▲ 리드오프 오지환, 7타수 1안타에 실망할 필요 없는 이유
오지환은 두 경기 모두 1번 타자 겸 유격수로 선발 출장, 7타수 1안타 1볼넷을 기록했다. 결과만 보면 좋지 않지만, 과정에는 기대를 걸만하다. 무엇보다 타구의 질이 좋았다. 한층 간결해진 스윙을 통해 원하는 방향으로 타구를 날렸고, 약점으로 지적되온 한 가운데 빠른 공에도 헛스윙하지 않았다.
오지환은 삼진을 많이 당해왔지만, 볼넷 또한 많이 얻는 타자다. 때문에 타율과 출루율도 약 9푼의 차이를 유지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선구안은 갖추고 있다는 의미. 스트라이크 존에 들어온 타구만 맞힐 수 있다면, 오지환의 타율과 출루율은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릴 것이다.
첫 경기 1회부터 에러를 범했던 수비는 점점 안정됐다. 특히 8일 경기에선 경기를 마무리하는 호수비로 봉중근의 세이브를 도왔다. 수비에서 2년 연속 큰 폭으로 성장한 만큼, 올해도 LG 내야진의 중심을 잡을 것으로 보인다. 타석에서 지금 모습을 유지하면, 공수에서 LG의 새 리더가 될 수 있다.
▲ 막강불펜 새 얼굴
전인환과 최동환이 스프링캠프 상승세를 시범경기서도 이어갔다. 전인환은 7일 8회말을 투구수 4개로 무실점, 최동환도 8일 1⅓이닝을 투구수 15개로 무실점했다. 둘 다 140km를 상회하는 공을 던지며 이름 석 자를 알리기 시작했다.
LG는 스프링캠프를 마치고 신동훈 유경국 한희를 시범경기 엔트리서 제외했다. 신동훈과 유경국은 선발투수 후보였다. 때문에 주목 받았던 4·5 선발투수 경쟁의 승자는 임지섭과 장진용이 될 가능성이 높다. 반면 불펜진 엔트리 경쟁은 현재진행형이다. 진인환과 최동환이 시범경기 기간 내내 지금의 모습을 이어가면, 개막전 엔트리 진입을 노릴 만 하다.
한편 반전을 노리는 김선규, 투구폼을 바꾼 정찬헌, 구속 향상을 고심한 윤지웅 모두 좋은 투구내용을 보였다. 김선규는 7일 경기서 볼넷을 하나 범했으나 1이닝 무실점, 정찬헌과 윤지웅은 8일 경기선 각각 1⅓이닝 무실점을 올렸다. 이대로라면 LG 불펜진은 지난해보다 더 두터워질 수 있다.
▲ ‘장타 폭발’ 스프링캠프 MVP 최승준
가장 돋보였다. 첫 경기에선 홈런을, 두 번째 경기에선 결승 2루타를 치며 왜 자신이 스프링캠프 MVP인지를 증명했다. 향상된 선구안과 이전보다 정확하고 간결해진 스윙이 눈에 띄었다. 수비에선 일장일단이었는데, 그래도 두 번째 경기에선 높이 날아오는 송구를 장신의 키를 이용해 가볍게 포구했다.
LG는 3루수로 낙점했던 잭 한나한이 종아리 근육통으로 실전에 나서지 못하고 있는 상태다. 정성훈을 3루수로 복귀시키며 '플랜 B'를 가동하고 있는데. 여기에는 최승준의 출장기회 확보의 의미도 크다. 그만큼 양상문 감독과 코칭스태프는 최승준의 잠재력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LG가 최승준으로 인해 우타거포 갈증을 해결할지 주목된다.
한편 최승준 외 젊은 야수진 경쟁 결과도 12번의 시범경기에서 나올 것이다. 채은성 김용의 문선재 정의윤 백창수 박지규 김재율 모두가 개막전 엔트리에 이름을 올릴 수는 없다. LG는 이번 주 롯데 삼성 KIA와 각각 원정 2연전을 치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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