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정호(28, 피츠버그)가 메이저리그(MLB) 진출 이후 처음으로 3루 포지션 실전에 들어간다. 팀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느냐에 대한 본격적인 시험이 시작되는 셈인데 강정호가 어떤 모습을 보여줄 수 있느냐가 관심거리다.
메이저리그 공식 홈페이지(MLB.com)의 피츠버그 담당 기자 톰 싱어는 9일(이하 한국시간)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강정호가 (10일 미네소타전에서) 조시 해리슨을 대신해 3루수로 출장할 계획이다. 이는 강정호의 첫 3루수 출장”이라고 전했다. 선발로 뛸지, 교체로 뛸지는 명확하지 않으나 MLB.com에 의하면 강정호는 이날 3루수로 출전해 경기 절반 정도를 소화할 예정이다.
강정호는 시범경기 3경기에서 모두 자신의 본 포지션이라고 할 수 있는 유격수로 뛰었다. 타격에서는 홈런 하나, 2루타 하나를 기록하며 장타력을 유감없이 뽐냈고 수비에서도 별다른 문제를 드러내지 않으며 기대치를 높였다. 그런데 3루는 또 다른 도전이다. 생각보다 3루에 대한 경험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KBO 리그 데뷔 후 강정호의 수비 포지션은 거의 대부분 유격수였다. 3루수로 출장한 적은 거의 없다. 2007년부터 지난해까지 3루수 신분으로 출장한 타석은 단 47번에 불과하다. 지명타자로 들어선 타석(70번)보다 적다. 대표팀에서 3루수를 본 적이 있기는 하지만 어디까지나 단기전의 특성에 따른 포지션 전환이었다. 그렇게 익숙한 포지션이라고는 볼 수 없다.
유격수가 상대적으로 3루 전향이 용이한 포지션이기는 하다. 알렉스 로드리게스(뉴욕 양키스)와 같이 메이저리그의 스타 유격수들도 나이가 들어 3루로 전향하는 경우가 있었다. 하지만 처음이라는 점에서 다소간 시행착오는 불가피할 수도 있다. 반대로 강정호가 능숙하게 3루 자리를 처리할 경우 팀의 신뢰도는 더 높아질 수밖에 없다. 강정호에 대한 피츠버그의 기본적인 활용법 때문이다.
피츠버그는 시즌 초반 강정호를 내야 전 포지션의 백업으로 생각하고 있다. 그렇게 MLB 무대에 적응시키겠다는 속내다. 이것은 강정호도 잘 알고 있다. 겨울 훈련 당시 유격수는 물론 3루나 2루 수비에도 신경을 많이 쓴 이유다. 일단 여러 포지션을 소화할 수 있다는 것을 증명해야 연착륙 가능성이 커진다. 올해 이후를 생각하면 피츠버그의 내야 구상에 자신의 이름을 포함시키기 위한 중요한 절차이기도 하다.
2루 수비로 가는 길목이라는 점에서도 이번 경기는 중요성을 갖는다. 클린트 허들 피츠버그 감독은 강정호를 기본적으로 유격수로 출전시키되, 적응이 되면 3루, 그리고 2루 포지션에서도 시험할 기본적인 시범경기 구상을 가지고 있다. 3루에서 문제가 드러날 경우 2루에 넣기는 까다로워진다. 반대의 경우는 허들 감독의 눈도장을 확실히 받을 수 있다. 이날 경기가 수비적은 측면에서 이리저리 중요성을 가지고 있는 이유다. 강정호는 10일 오전 2시 5분부터 피츠버그의 핫코너를 지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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