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범경기 일정이 시작된 가운데 각 팀이 선수들의 컨디션 조율 및 문제점 보완에 나서고 있다. 이는 외국인 선수들도 마찬가지다. 그런데 아직까지 감감 무소식인 외국인들도 있다. 이들이 언제쯤 등장할지도 팬들의 관심사 중 하나다.
시범경기 초반부터 새 외국인 선수들이 기세를 올리고 있다. 선수별로 차이는 있지만 일찌감치 치고 나가는 선수들이 눈에 들어온다. 타석에서는 앤드류 브라운(SK)이 사직 롯데 2연전에서 타율 7할1푼4리에 홈런 하나를 기록하며 맹활약했다. 반대편의 짐 아두치(롯데)도 홈런을 터뜨렸고 잭 루츠(두산)도 홈런포 대열에 동참했다.
마운드에서는 필 어윈(kt)이 리그 최고의 타격팀인 넥센을 상대로 7개의 삼진을 잡아내며 강한 인상을 남겼다. 조시 스틴슨(KIA)도 NC를 상대로 4이닝 무실점을 기록했고 라이언 피어밴드(넥센) 또한 좋은 출발을 보였다. 각 팀이 기대하고 있는 선수들의 출격이 줄줄이 예고되어 있어 앞으로도 외인 마운드의 바람이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아직 경기에 뛰지 못하고 있는 선수들도 있다. 바로 나이저 모건(한화)과 잭 한나한(LG)다. 공교롭게도 두 선수는 지명도 측면에서 올해 외국인 타자 중 최고를 다툰다. 한나한은 MLB 경력이 614경기에 이른다. 598경기의 모건이 뒤를 따르고 있다. 하지만 두 선수는 아직도 1군 선수단에 합류하지 못한 상황이다. 부상 및 몸 상태 때문이다.
모건은 겨울에 큰 관심을 불러 일으켰다. 여러 차례 비행기를 타며 한국과 일본을 왔다갔다했다. 몸 상태가 제대로 되지 않았다는 김성근 한화 감독의 판단 때문이었다. 고치, 오키나와를 들락날락했던 모건은 현재 마츠야마에서 훈련하고 있는 2군 선수들과 함께하고 있다. 기본적인 귀국 일정이 10일이고 컨디션에 대한 점검도 이뤄져야 할 것으로 보여 이번주 중반까지는 선을 보이지 못할 공산이 크다. 데뷔가 계속 늦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한나한은 부상이 발목을 잡고 있다. 한나한은 오키나와에서 종아리 근육통에 시달리며 제대로 된 훈련을 하지 못했다. 결국 본진에 앞선 2일 한국에 먼저 들어왔고 현재는 이천 챔피언스파크에서 훈련 중이다. 양상문 감독은 “한나한은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당장 시범경기에는 나서지 못한다”라며 데뷔 시기가 늦어질 가능성을 시사했다.
두 선수는 올해 팀 전력에서 중요한 비중을 차지한다. 드넓어진 대전구장의 외야를 수호해야 할 모건은 김성근 감독이 수비력에서 합격점을 줬다. 모건이 중견수 자리에 확실히 자리를 잡아야 양 코너 외야수들도 편하다. 외야 수비의 핵심인 셈이다. 한나한은 LG의 핫코너를 지켜야 한다. 만약 한나한의 복귀가 늦어지거나 제대로 된 활약을 하지 못할 경우 내야의 연쇄 이동이 불가피하다. 정성훈이라는 대안이 있지만 시즌 전 구상이 흔들리는 것을 바라는 감독은 없다.
한편 ‘본의 아니게’ 사라졌던 SK의 두 외국인 투수는 이번주 중 등판에 나선다. 트래비스 밴와트와 메릴 켈리는 “미국식 일정에 맞게 몸을 만들라”라는 코칭스태프의 배려 속에 오키나와 연습경기에는 단 한 번도 나서지 않았다. 그러나 몸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 김상진 투수코치는 “라이브피칭까지는 모두 소화했다. 아무런 문제가 없다. 바로 공을 던질 수 있는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밴와트는 지날 5일 영남대와의 연습경기에 나서 2이닝 무실점으로 컨디션을 조율했다. 두 선수는 이르면 이번주 중 각각 선발 등판을 가질 예정이다. 이미 기량이 검증된 밴와트보다는 원투펀치의 뒤를 받칠 재목으로 기대를 모으는 켈리의 피칭이 더 비상한 관심을 모을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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