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깔 잃은 SK, ‘포워드 농구’ 어디로 갔나?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5.03.10 06: 55

SK 농구가 색깔을 잃고 방황하고 있다. 가장 중요한 플레이오프에서 실망스러운 경기력을 선보였다.
서울 SK는 9일 잠실학생체육관에서 열린 2014-2015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 1차전에서 인천 전자랜드에게 72-87로 대패를 당했다. 6강 PO 첫 판을 내준 SK는 불리한 입장에 놓였다.
SK는 2013년 첫 정규시즌을 제패한 후 3시즌 연속 프로농구의 강자로 군림하고 있다. 김민수, 박상오, 최부경, 애런 헤인즈, 코트니 심스, 박승리로 이어지는 장신군단의 이점을 최대한 살린 ‘포워드 농구’가 장점이었다. 김선형까지 1가드 4빅포워드가 나서는 SK의 파상공세는 위력적이었다. 다른 팀들은 항상 미스매치를 유발하는 SK의 장신군단을 부담스러워했다.

하지만 SK는 정규시즌 막판 5연패를 당하며 3위로 미끄러졌다. 철옹성같은 전력에 흠집이 났다. 8경기서 7패를 당하던 SK는 4연승으로 겨우 전력을 추슬러 플레이오프에 임했다. 하지만 예전처럼 막강한 전력은 아니다.
전자랜드전에서 SK는 김민수가 초반 3점슛을 터트리며 공격을 이끌었다. 하지만 전자랜드의 협력수비는 견고하고 조직적이었다. 홀로 고립된 SK 포워드들은 위력을 발휘하기 어려웠다. 김민수는 골밑에서 2점슛 9개를 던져 한 개만 넣었다. 블루칼라워커로 굳은 일을 도맡는 최부경은 부상이후 폼이 죽었다. 이날 10분 출전에 6점, 2리바운드에 그쳤다. 주장 박상오가 시도한 포스트업도 전자랜드를 제대로 공략하지 못했다. 박상오는 단 2점에 머물렀다.
믿었던 애런 헤인즈마저 공격을 서두르다 턴오버를 범하는 경우가 많았다. 불상사까지 터졌다. 헤인즈는 3쿼터 무릎부상을 당해 코트에서 물러났다. 헤인즈의 2차전 출전여부는 불투명하다. 앞으로 헤인즈가 빠진다면 SK는 더욱 힘든 경기를 해야 한다. 공격에서 믿고 맡길 해결사가 사라진다. SK는 김선형의 속공을 제외하면 확실한 무기가 없는 상황이다.
수비도 문제였다. SK가 자랑하는 3-2 드롭존은 더 이상 위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다. 1차전에서 전자랜드는 14개의 3점슛을 퍼부으며 SK를 초토화시켰다. 초반부터 전자랜드의 외곽슛이 좋았지만 SK는 전혀 대응하지 못했다. 장신선수가 많다보니 기민한 로테이션 수비가 이뤄지지 않았다. 악착같이 막겠다는 의지도 보이지 않았다. 플레이오프가 맞나 싶을 정도로 SK는 긴장감이 떨어진 모습이다.
SK가 지금처럼 자신의 장점을 살리지 못하고 색깔 없는 농구를 한다면 4강 플레이오프 진출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플레이오프서 탈락한다면 정규시즌 순위는 전혀 의미가 없다. 문경은 감독은 “3점슛 14개를 허용하면서 무너지고 말았다. 포워드들이 나갔을 때 상대에게 외곽슛을 허용하며 무너지고 말았다. 다시 잘 준비해 2차전서 꼭 승리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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