같은 듯 달라진 두산 내야, 수비에 주목하라
OSEN 조인식 기자
발행 2015.03.10 06: 02

전통적으로 두산 베어스 내야는 견고했다. 지금도 각 포지션의 주전이 확고하고 백업 자원도 풍부하다. 하지만 지난 시즌에 비해 다소 변한 내야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
타격에 있어서는 큰 걱정이 없다. 수년 전부터 근육을 키운 오재원은 물론 김재호도 이번 시즌을 앞두고 증량에 성공해 배팅 파워를 더했다. 잭 루츠는 시범경기 데뷔전에서 결승 홈런으로 능력을 보여줬다. 부상만 없다면 제 몫을 해줄 것이라는 기대가 크다. 새 1루수 김재환도 시범경기에서 맹타를 선보이는 중이다.
외형에서 큰 변화가 감지되지는 않는다. 코너는 새 얼굴들이 채웠지만 김재호와 오재원이 그대로 센터라인에 버티고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두산 내야 수비의 변화는 작은 듯 크다. 야구에서 수비는 개인의 합이 전체가 되는 것이 아니라 상호 유기적이라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

먼저 새 얼굴들의 수비를 봐야 한다. 우선 김태형 감독의 평가는 좋다. 미야자키 전지훈련을 진두지휘할 당시 김 감독은 3루수 루츠에 대해 “정해진 시간보다 30분 먼저 나와서 운동한다. 예상보다 수비도 좋다”는 말로 성실성과 수비 능력을 칭찬했다. 김재환을 향해서도 “포수 출신이지만 운동 신경이 있어 1루 수비도 괜찮다”고 전했다.
이들이 성공적으로 자기 자리에 안착하면 코너는 크게 강화될 수 있다. 지난해까지 주전으로 뛰었던 3루수 이원석은 부상으로 자리를 비우는 경우가 꽤 있었고, 1루수 호르헤 칸투는 수비 시 움직임이 뻣뻣했다. 타구 대처 능력도 뛰어나다 보기는 어려웠다. 루츠와 김재환이 건강하면서 수비 범위도 이들보다 넓으면 센터라인의 부담이 줄어든다.
센터라인을 지키던 선수가 그대로 자리를 유지한다는 점은 같지만, 둘의 모습은 달라졌다. 우선 김재호의 변화가 눈에 띈다. 힘을 늘려 타구를 멀리 보내기로 결심한 김재호는 애리조나 스프링캠프에 가기 전 85kg까지 몸을 불렸다. 평소 시즌 중 몸무게가 77~78kg 수준이었으나 올해는 경기 수가 늘어난 영향도 있어 80kg 정도로 유지하겠다는 게 김재호의 생각이다.
그에 따른 수비 폭 감소와 풋워크 변화는 어느 정도 예상됐던 일이다. 김재호는 미야자키 전지훈련이 마무리 되어갈 무렵 인터뷰에서 “지금은 바뀐 몸이 점점 내 것이 되어가고 있다. 수비 폭도 좁아지고 공을 던지는 것도 처음에는 힘들었지만, 어깨가 미야자키에 와서 풀렸다. 순발력 운동을 같이 했더니 이제는 거의 다 적응이 됐다”고 밝힌 바 있다. 하지만 8일 경기에서 실책 하나를 범했다. 아직은 좀 더 지켜봐야 할지도 모른다.
매해 겨울이 되면 터미네이터 같은 몸으로 변신하는 오재원만이 비교적 크게 변하지 않았다. 김태형 감독은 경기 후반 수비 강화를 위해 오재원을 1루수로 이동시키고 2루에 허경민을 넣는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1루와 2루를 오갈 수 있는 오재원은 두산 내야 수비의 핵이다.
이렇듯 두산의 내야는 지난해와 대동소이한 것 같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꽤나 바뀐 구석이 있다. 공격력에서는 분명 플러스 요인이 많다. 그러나 수비는 아직까지 전보다 더 안정적이라 말하기는 어렵다. 공격만큼이나 중요한 수비에서 두산 내야수들이 어떤 모습을 보일지 벌써부터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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