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도하고 날카로워 보이는 외모 속에 유쾌한 아저씨의 기질을 탑재하고 있었다. 하는 말마다 집중하고 빠져들게 만드는 청산유수 같은 말주변이 대단히 매력적이다. 김상경은 정녕 이렇게 유쾌한 배우였던가.
김상경은 지난 9일 오후 방송된 SBS 토크쇼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이하 힐링캠프)에 출연해 재치 있는 말솜씨를 뽐냈다. 이경규와 김제동 등 베테랑 MC들도 사로잡는 유머러스함과 그 속에서 묻어나는 진지함으로 상당한 매력을 어필하는데 성공한 듯 보인다.
이날 김상경은 자신이 살던 북촌 한옥마을 소개부터 학창시절 이야기, 미모의 아내와의 러브스토리, 배우의 인생 등 다양한 이야기를 털어놨다. 세 MC들과의 북촌 만남부터 재치가 넘쳤던 김상경은 토크 내내 뛰어난 언변으로 다양한 매력을 드러냈다. 솔직하고 유쾌하고 재치 있는 모습이 김상경에 대한 매력 지수를 높이기에 충분했다.

김상경은 이경규와 김제동의 어떤 공격도 막아내면서 오히려 MC들보다 더 화려한 '말발'을 자랑했다. 손담비나 박형식 등 드라마에 함께 출연했던 배우들과 나올 줄 알았다는 말에 "드라마 끝나면 남이다. 배너라도 앉혀놓을 걸 그랬다"라고 대응해 웃음을 줬다.
그런가하면 아내와의 러브스토리도 재치 있게 소개했다. 아내의 음식 솜씨에 대해 "밥을 먹으려면 2시간 전에 말해야 한다. 그렇다고 산해진미가 나오는 것은 아니고 김치찌개다"라고 말했다. 유머를 더한 김상경의 러브스토리는 더욱 로맨틱하게 다가왔다.
또 이날 김상경은 '이물감'이라는 단어를 많이 사용했는데, 그러던 중 이질감으로 고쳐 말하면서 "너무 치과 선전하는 것 같아서"라고 덧붙여 웃음을 줬다. 치과 의사 출신인 아내를 의식한 모습이었다. 더불어 김상경은 틈틈이 그가 출연 중인 영화 '살인 의뢰'를 홍보하는 센스를 보였다. 함께 출연한 배우 조재윤의 결혼식에 대해 언급하면서 자연스럽게 영화 홍보도 이어갔다. 그러면서 중간 중간 자기 자랑(?)도 빼놓지 않았다.
"내가 만나는 어떤 분이든 유쾌하게 해드리고 싶다"라고 말한 김상경은 특유의 섬세한 성격으로 스태프나 주위 사람들의 작은 변화까지 잘 알아차려 '상테일'이라는 별명도 얻었다. 별명답게 이날 역시 유머러스하고 자상한 모습이 눈에 띄었다.
더불어 김상경은 세 MC의 관상까지 풀이했다. 그럴듯한 김상경의 관상풀이에 이른바 '상경교'의 신도들이 늘어난 듯 했다. 특히 성유리는 김상경의 관상풀이에 집중하면서 흠뻑 빠진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또 김상경은 김제동을 보면 생각난다는 노래 '외로운 사람들' 부르며 또 다른 매력을 드러내기도 했다.
사실 김상경은 딱딱하고 무뚝뚝한 이미지가 강했던 배우. 최근 인기리에 종영한 KBS 2TV 드라마 '가족끼리 왜이래'를 통해 호탕하고 친근한 이미지의 배우가 됐다. 이날 '힐링캠프'에서 보여준 김상경은 틀림없는 유쾌한 남자였다. 재치 있는 말솜씨와 주변을 편안하게 해주는 매력이 김상경을 배우가 아닌 편안한 친구, 동네 오빠로 만들어줬다. 성유리처럼 그의 말을 들을수록 빠져드는 것은 당연한 듯 보였다.
드라마와 영화를 통해 카리스마와 털털함, 그리고 친근함을 넘나들며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는 배우이자 시청자까지 편안하게 만들어주는 디테일한 매력을 가진 인물. '상경교' 김상경 교주의 더 많은 매력이 더욱 궁금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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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BS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