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저께TV] ‘비정상회담’ 함께 고민한 오춘기, 당신은 안녕하십니까
OSEN 강서정 기자
발행 2015.03.10 06: 59

‘비정상회담’이 청소년기를 지나 성인이 된 후 불쑥 찾아오는 ‘오춘기’에 대해 토론했다. 게스트 윤도현이 “오춘기로 이렇게 진지하게 토론할 줄 몰랐다”고 반응할 정도로 모두 진지했다. 모든 사람이 겪는 건 아니지만 수많은 사람들이 오춘기 때문에 힘들어하고 우울증까지 걸리는 상황에서 ‘비정상회담’이 이번에 정한 주제는 시청자들의 큰 공감을 자아냈다.
지난 9일 방송된 JTBC ‘비정상회담’에서는 30대 중반에 제2의 사춘기라 불리는 오춘기를 겪고 있는 한 청년의 고민을 놓고 G12가 토론을 펼쳤다. 오춘기에 고민하는 내용은 어떻게 보면 누구나 갖고 있는 거라 별거 아닌 것으로 생각하고 넘길 수 있을 수 있지만 오춘기는 쉽게 넘어갈 수 없는 상황이었다.
실제로 오춘기로 우울증을 겪고 있는 사람들이 많기 때문. MC들은 30대 전후 직장인 80%가 오춘기를 겪고 있고 정신과 상담도 늘었다는 사실을 전했다. 오춘기 증상으로는 업무저하, 인생에 대한 회의감, 무기력증, 알코올중독이 있었다. 각국의 오춘기 원인은 문화에 따라 달랐지만 증상은 비슷했다.

이날 멤버들과 MC들을 포함해 장위안, 알베르토 등 30대 이상이 자신이 오춘기를 겪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특히 30대인 MC들이 유독 이번 안건에 민감하게 반응하며 자신들이 겪고 있는 상황을 솔직하게 털어놓았다.
전현무는 샘 오취리가 “현무 형이 오춘기인 것 같다”고 하자 반박하지 못했고 성시경은 “사람이 날씨에 이렇게 민감해질 줄은 몰랐다. 날씨에 따라 감정변화가 있다. 그 우울함이 지긋지긋하다. 비 오는 날 술을 사서 먹는다”고 고백했다. 이후에도 성시경은 그 어느 때보다도 적극적으로 나서서 자신의 얘기를 털어놓았고 MC들은 ‘성시경 특집’이라고 표현하기까지 했다.
장위안은 “요즘 하루에 15~17시간 일하는 경우가 있는데 집에 가면서 ‘왜 이렇게 힘들게 일하고 있지’라는 고민을 한다”며 “최근 맘먹고 산 털옷이 있는데 화장실 간 동안 강아지가 옷을 찢어버렸다. 화가 나서 한 시간 동안 강아지를 벌 세웠다. 내가 그렇게 화를 내는 사람이 아닌데 그렇게 했다”고 속상함을 드러냈다.
특히 성시경의 말 한 마디는 오춘기를 겪고 있는 시청자들의 마음을 그대로 대변해줬다. 성시경은 “어릴 때는 (사춘기를) 이해해주는 부모님이라도 있지 않냐. 나이든 오춘기는 어디에 기대야 하는 거냐”라고 말한 것. 깊은 공감을 자아내는 것과 동시에 씁쓸함을 느끼게 했다.
어찌 보면 ‘비정상회담’이 이날 선정한 주제 ‘오춘기’는 30대 시청자들에게 국한된 내용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그러나 전체적인 맥락에서는 직업, 인생, 돈, 결혼 등으로 매일 치열하게 고민하고 힘들어하는 시청자들에게 ‘당신은 괜찮냐’고 따뜻하게 위로해주는 방송이었음은 분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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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TBC ‘비정상회담’ 화면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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