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퓨처스리그 타격왕 김사연(27, kt 위즈)이 1군 타자로 거듭나기 위한 힘찬 첫 걸음을 옮겼다.
kt 위즈는 지난 7일 목동 넥센 히어로즈전을 통해 처음 베일을 벗었다. 그리고 넥센과의 첫 2연전에서 0-5, 4-10으로 패하며 혹독한 신고식을 치렀다. 시범경기 개막전에선 3개의 안타에 그치며 1군의 벽을 느꼈다. 하지만 바로 다음날(8일) 경기에선 10개의 안타를 치는 등 조금씩 적응해 가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몇몇 선수들은 의미 있는 안타를 때려냈다. kt는 시범경기가 처음인 선수들부터 올 시즌 1군 데뷔를 눈앞에 두고 있는 선수들까지, 유독 사연이 많은 선수들을 보유하고 있다. 그 중에서도 2경기서 리드오프로 출전한 김사연에게 큰 관심이 쏠린다. 김사연은 2007년 신고 선수로 한화에 입단했지만 방출을 당했다. 이후 넥센 유니폼을 입고 다시 1군 무대에 도전했지만 2차 드래프트를 통해 kt로 이적했다.

그리고 점차 존재감을 드러내기 시작했다. 지난해 퓨처스리그에선 3할7푼1리 23홈런 72타점 94득점 37도루 장타율 6할7푼4리 출루율 4할3푼9리를 기록했다. 대부분의 공격 부문에서 상위권을 차지했으며 안타, 홈런, 도루, 득점, 장타율에서 5관왕을 차지했다. 스프링캠프에서부터 꾸준히 좋은 모습을 유지하며 당당히 시범경기 개막전에서 리드오프 자리를 따냈다. 당초 이대형과의 경쟁이 예상됐으나 먼저 1번 타자로 기회를 얻었다.
2010년 한화에서 시범경기 2경기에 나선 이후 첫 시범경기에 출전이었다. 그 때와 다른 점이 있다면 선발 출장이라는 것이었다. 김사연은 7일 넥센전 두 번째 타석에서 우중간을 가르는 2루타를 날렸다. 이후 4번째 타석에서도 내야안타를 기록하며 멀티히트. 비록 시범경기지만 의미 있는 공식전 첫 안타였다.
하지만 그의 반응은 침착했다. 김사연은 경기 후 “첫 안타라 기분이 좋지만 시범경기라서 큰 의미를 두고 싶진 않다. 좋은 감각을 시즌 때까지 유지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사연은 8일 넥센전에서도 1번 우익수로 선발 출전했다. 첫 두 타석에선 모두 삼진으로 물러났고 3번째 타석에서 우전안타를 기록했다. 2경기 연속 안타로 컨디션을 유지했다. 이날 기록은 5타수 1안타. 전날 멀티히트에 비하면 초라했지만 이틀 연속 안타로 경기 감각을 끌어올렸다.
kt는 첫 시범경기 2연전에서 모두 패했다. 전체적으로 안정되지 못한 느낌이 강했다. 하지만 이 모든 게 시범경기일 뿐, 선수들은 하나씩 경험해가는 과정에 있다. 김사연 역시 마찬가지다. 조범현 감독은 첫 날 경기 후 김사연에 대해 “앞 타순에 있으려면 변화구에 대한 대처능력이 필요하다. 지금 안타가 중요한 게 아니라 빨리 상대 공에 적응해야 한다”고 평가했다.
결국은 1군 투수들에 대한 경험이 중요하다는 평가였다. 아직은 미흡하지만 분명 좋은 재능을 가진 김사연이기에 변화구 적응은 시간문제다. 또한 지난해 성적으로 확실히 보여준 만큼 부상만 없다면 기회도 충분히 부여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1군 투수들을 상대하는 지금부터가 진짜 시험대. 김사연이 실력으로 1군 무대를 뛰어넘고 빛을 볼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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