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연속 평균자책점 1위를 기록한 LG 트윈스 불펜진이 한 번 더 진화하려고 한다. 지난해 전원 필승조 체제를 구축한 것에 만족하지 않고, 2015시즌 144경기 체제에 적합한 불펜진을 구성 중이다.
진화의 핵심은 젊은 투수들이다. 스프링캠프에서 도약한 젊은 투수들이 시범경기서도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LG는 지난 8일 한화와 대전구장 시범경기에서 불펜진이 5이닝 노히트를 기록, 특유의 지키는 야구를 통해 3-2로 승리했다. 특히 6회말 마운드에 오른 최동환이 1⅓이닝 무실점으로 올해 첫 공식경기의 시작을 가볍게 끊었다. LG는 지난 7일 시범경기 개막전에서도 전인환이 1이닝 무실점, 김선규도 1이닝 무실점을 기록했다.
물론 어디까지나 시범경기다. 상대팀 한화의 라인업은 베스트와는 거리가 있었다. 그래도 최동환 전인환 김선규 모두 구위로 상대를 압도했다. 투수조 조장 이동현은 스프링캠프 기간에 “최동환 전인환 김선규 같은 불펜투수들의 공이 정말 좋다. 동생들에게 밀리면 안 된다는 생각을 한다”고 주장한 바 있다. 가까운 곳에서 투수들을 지켜본 이동현의 이야기가 힘을 얻는 순간이었다.

강상수 투수코치도 이들 젊은 투수들에게 기대를 걸고 있다. 강 코치는 지난 9일 OSEN과 전화통화에서 “전인환과 최동환, 그리고 김선규 모두 페이스가 상당히 좋다. 꾸준히 기회를 줄 생각이다”며 “우리 불펜진에 우투수가 많기는 하지만, 막상 시즌이 시작되면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 게다가 144경기 체제라 불펜진이 과부하에 걸리기 쉽다. 이 점을 대비하고 있다. 한 시즌 동안 1군에서 던지는 불펜진 가용폭도 이전보다 넓어질 것이다”고 밝혔다.
우투수 전인환은 묵직한 패스트볼과 과감함이 장점이다. 최동환과 김선규는 이전부터 구위는 1군급으로 평가받았다. 제구가 약점이었는데, 스프링캠프에서 고심하고 변화에 임하면서 약점을 지워가고 있다. 둘 다 팔각도에 변화를 줬고, 구위를 유지하면서도 제구가 잡혔다. 강 코치는 “스프링캠프에서 투수마다 1대1로 비디오를 보면서 이야기를 많이 했다. 공감대를 형성한 부분들이 있었고, 안 되던 것들을 고쳐나가기 위해 노력했다”고 전했다.
변화의 바람은 기존 불펜투수들에게도 불고 있다. 정찬헌은 이동현을 참고해 투구폼에 변화를 줬다. 강 코치는 “찬헌이는 제구를 잡는 부분에 특히 신경 쓰고 있다. 지금은 시범경기를 통해 어떤 변화구의 제구가 가장 잘 되는지 시험하고 있는 단계다”고 이야기했다. 윤지웅은 구속향상을 목적으로 투구폼을 일부 수정, 지난해 같은 시점보다 구속이 3, 4km 향상됐다. 선발 경쟁을 벌이는 임정우도 투구 메커니즘이 이전보다 간결해졌고, 공을 놓는 타이밍이 바뀌었다.
LG가 2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한 데에는 불펜진의 활약이 절대적이었다. 불펜투수들이 승리공식을 시즌 내내 유지했고, LG는 경기 후반에 더 강한 팀이 됐다. 특히 2014시즌 봉중근 이동현 신재웅 유원상 정찬헌 윤지웅의 전원 필승조는 놀라움 그 자체였다. 불펜 연습투구수까지 기록하는 철저한 관리 속에 혹사 없는 양질의 불펜진이 완성됐다.
LG의 지키는 야구는 2015시즌에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LG는 올 시즌 초반부터 과감한 질주를 계획 중이다. 스프링캠프에서 봉중근은 “감독님께서 시즌 초반에 욕심이 있으시다. 불펜 투수들에게 특별히 주문도 하셨고, 스프링캠프 훈련량도 많다. 4월에 상위권에 있다면 시즌 전체가 유리해진다고 보고 계신다”며 “선발투수들은 투구수를 관리하겠지만, 불펜투수들은 조금 힘들어도 잘 버텨달라고 하셨다. 올해도 우리 불펜투수들은 자신이 있다. 시즌 초반부터 잘 달려보겠다”고 초반 러쉬를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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