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재석만 안티가 없을 쏘냐. 배우 김상경도 그만의 매력으로 시청자 모두에게 호감 이미지를 보여줬다. 매력 비결은 바로 의외의 유쾌함이었다.
김상경은 지난 9일 방송된 SBS 예능프로그램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를 휩쓸고 지나갔다. 제작진이 토크 중 붙인 부제목 중 하나는 '김상경은 왜 이래'. 이 부제목처럼 김상경은 대중의 예상 범위를 벗어난 면모를 맘껏 드러냈다.
이날 김상경은 사랑꾼으로서의 김상경에 대해 이야기했다. 그의 아내는 치과의사로, 김상경은 치과에서 사랑에 빠졌다. "주로 실장님과 이야기를 했는데 아내와 인사를 시켜줬다. 아이스아메리카노를 마시면서 뒤 돌아보는데 내 눈에 슬로우모션으로 걸리더라. 반짝 반짝하더라"는 게 김상경이 떠올린 아내와의 첫만남이었다.

그런 김상경이 아내에게 구애를 하게 되기까지도 일사천리였다. 김상경은 "너무 떨려서 전화번호를 받고 자리를 옮겼다. 술을 마시다 보니까 용기가 생겨서 문자를 하게 됐다. 마침 친구가 책을 가지고 있었는데 짧은 시지만 내 심경이 담긴 표현이 있었다. 문자메시지로 시를 보냈다. 그 시가 청첩장 문구가 됐다. 이 세상에 인연이 있는 사람이 있더라"라고 말했다.
이 뿐 아니라 그는 MC들을 제압하는 말 실력으로 '위엄'을 떨치기도 했다. 타겟은 김제동이었다. 그는 성유리의 관상에 대해 이야기하던 중 김제동에 대해 "김제동 씨는 원래 고통 속에 살고 있어서 그게 속상한데, 제동 씨 문제는 제동 씨밖에 해결할 수 없는 것 같다"라고 이야기했다.
재치 있는 말발은 계속됐다. 이번엔 나이 공개 논란. 김상경은 포털사이트에서 생년월일을 지운 것에 대해 홍요섭과의 일화를 '핑계'로 댔다. 그는 "(홍요섭과) 우연히 모임에서 만나 함께 운동을 하게 됐다. 그런데 찾아보니까 나이가 안 나오시더라. 그래서 내가 나이를 물어보니까 '배우한테 나이가 어딨니?'라고 하셨다. 너무 멋있었다"라며 "이 후에 나이를 지우라고 했다"고 능청스레 해명해 웃음을 자아냈다.
방송 후 네티즌의 반응은 훈훈했다. 그 흔한 악플 하나 달리지 않았다. 대신 그의 유쾌함, 매력에 대한 글들이 올라왔다. 작품 속 김상경이 아닌 그동안 잘 몰랐던 '진짜 김상경'이 대중에게 얼마나 호감으로 다가왔는지를 잘 보여주는 광경이었다.
김상경은 원래 TV보다는 스크린이 더 친근한 배우였다. 이런 탓에 대중에게 가깝게 다가서지 못한 면도 존재했다. 그러나 최근 종영한 KBS 2TV 주말드라마 '가족끼리 왜 이래' 이후부터 배우 김상경의 이미지는 바뀌고 있다.
이날 방송 또한 '진짜 김상경'에 대한 선입견을 깨 주는 토크가 이어졌다. 그는 사랑꾼이기도, 또 방송인들을 제압하는 '말발왕'이기도 했다. 또한 주변 사람들을 세심하게 신경쓰는 '상테일'로 불렸다. 이날 도도한 외모 속 김상경이 보여준 유쾌한 면모는 지금도 팬들을 만드는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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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링캠프'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