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가인의 파격이 또 시작된다.
가인은 이번에도 달랐다. 어떤 뮤지션도 시도하지 않았던 파격을 담았다. 솔로 여자 가수로서 그동안 이미 여러 가지로 파격적인 콘셉트를 시도해왔던 그녀지만, 이번에는 상상을 뛰어넘는다는 반응이다.
가인은 오는 12일 발표하는 새 앨범 '하와(Hawwah)'에서 성경 속 하와를 재해석했다. 하와는 성경 창세기에 등장하는 인물로, 태초의 유혹의 여신, 신성성과 악마성을 동시에 가진 양면의 여신, 규범(신의 말씀)을 깨는 저항적이고 능동적인 여인 등으로 재해석된다. 그동안 성에 눈 뜨는 여자, 소문을 즐기는 여자 등 파격적인 콘셉트를 소화해왔던 만큼, 이번에는 하와를 어떻게 재해석해 캐릭터화시켰을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컴백 소식과 함께 공개된 첫 번째 티저부터 가인다웠다. 금단의 열매인 사과를 깨물어 먹고 남은 사과를 손에 들고 있는 여성의 뒷모습이 누드로 표현되면서 파격과 선정성의 경계에 섰다. 도발적인 상상력을 자극하기 충분한 사진으로, 가인 식의 화법을 잘 표현했다는 의견이 주를 이었다.
더불어 순차적으로 공개된 티저에서 가인은 다양한 방식으로 이번 음악을 표현했다. 뱀의 비늘을 연상시키는 시스루 의상은 물론, 엉덩이 라인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농염한 퍼포먼스, 아슬아슬 19금을 넘나드는 퍼포먼스와 음악으로 가인의 존재감을 다시 한 번 입증했다.
일부에서는 가인의 콘셉트에 대해 다소 선정적이라는 지적도 나왔다. 엉덩이 누드를 연상시키는 티저를 처음으로 공개, 야릇한 상상력을 불러일으킨다는 의견이 있었던 것. 실제로 안무와 가사 등의 선정성 문제로 지상파에서는 19금 판정을 받기도 했다.
반면 '가인이라서 가능한 콘셉트'라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가인은 그동안 단순한 섹시나 청순 등을 1차적으로 풀어내는 것이 아니라 그녀만의 차별화를 뒀다. 맨발의 퍼포먼스나 때론 어둡고, 또 화려했다. 대중적이라고는 할 수 없지만 확실히 가인이라서 더 잘 어울렸던 것이 사실. 그런 의미에서 '또 금기를 깨다'는 말은 가인의 음악을 매우 잘 설명하는 말이기도 하다. 이번에도 기대를 저버리지 않고 하와의 이야기를 강도 높게 소화한 것.
가인은 이번 앨범에 대해 "무작정 섹시한 콘셉트라서 바닥을 기거나 웨이브를 하거나 그런 1차원적인 것은 하기 싫었다. 그래서 현대무용 강습을 받으면서 연습을 많이 했다. 뱀처럼 표현하고 싶은 마음이 너무 커서, 춤추다보니까 바닥을 기는 부분이나 안무가 난해한 부분이 생긴 것 같다. 무의식적으로 노래를 듣고 뱀처럼, 이라고 떠올라서 내가 고집한 부분이 있다"라며 "대중성하고 멀어진 안무라고 보일 것 같은데, 이번에 어차피 '하와'라는 콘셉트 자체가 모든 대중이 쉽게 이해하거나 표현하는데 한계는 있을 수밖에 없다고 본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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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이팝엔터테인먼트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