데이본 제퍼슨(29)의 활약에 LG가 웃다 울었다.
창원 LG는 10일 창원실내체육관에서 벌어진 2014-2015시즌 KCC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고양 오리온스에게 접전 끝에 72-76으로 패했다. 1승 1패가 된 두 팀은 5판 3선승제 시리즈에서 장기전에 돌입했다.
1차전 승리의 주역은 단연 김시래였다. 82점을 폭발시키며 20점차 대승을 거둔 LG의 공격은 김시래의 손끝에서 시작됐다. 돌파면 돌파, 속공이면 속공까지 만능이었다. 오리온스는 김시래의 폭발적인 스피드를 잡지 못했다. 김시래는 21점, 5어시스트, 2스틸로 코트를 주름잡았다.

오리온스의 이현민은 2점, 4어시스트로 부진해 체면을 구겼다. 이현민은 “김시래에게 너무 많이 줬다. 2차전에서 김시래를 잘 막아야한다”면서 입술을 깨물었다. 오리온스의 수비훈련 역시 김시래의 봉쇄에 집중됐다. 공격의 시발점 김시래를 잡아야 LG의 공격력을 떨어뜨릴 수 있다는 판단이었다.
추일승 오리온스 감독은 “지난 경기를 하고 수비를 수정했다. 전자랜드의 물고 늘어지는 정신력을 배워야 한다. (김)시래의 스피드를 죽여야 한다. 스피드에서 잡을 수 없다면 길게 돌아가게 만들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진 LG 감독은 “김시래가 신체적 핸디캡이 있다 보니 스피드로 장점을 발휘하는 선수다. 2차전에서 오리온스 수비가 시래에게 집중될 것이다. 시래가 어시스트에 신경 쓰면서 상대 수를 역으로 갈 수 있어야 한다”고 주문했다.
LG의 주득점루트는 김시래에서 시작되는 픽앤롤과 속공이다. 오리온스는 제퍼슨의 1 대 1 공격은 그대로 두고, 김시래의 패스를 받지 못하도록 다른 선수를 고립시키는데 역점을 뒀다. 또 순간적으로 장신 이승현이 외곽까지 나와 김시래를 압박해 효과를 봤다. 속공을 노리던 김시래는 장거리 패스가 두 차례나 실수하는 등 초반 다소 흔들렸다.
변수가 있었다. LG는 김시래 외에도 리딩을 볼 수 있는 볼핸들러가 많다는 점이다. 제퍼슨이 득점에 집착하지 않고 패스까지 하는 것은 오리온스의 계산 밖이었다. 제퍼슨은 자신에게 몰린 수비를 역이용해 문태종에게 집중적으로 패스를 뿌렸다. 문태종의 외곽슛이 불을 뿜으며 LG가 역전에 성공했다. 제퍼슨은 3쿼터 후반 컷인하는 김종규에게 다시 한 번 완벽한 패스를 줬다. 제퍼슨의 이타적인 플레이에 오리온스는 적잖이 당황한 눈치였다.

LG는 4쿼터까지 제퍼슨의 활약으로 경기를 주도했다. 하지만 한호빈이 3점슛과 자유투로 득점에 성공하면서 변수로 작용했다.
4쿼터 막판 3점을 뒤진 LG는 제퍼슨의 득점이 터지지 않았다. 중요한 순간 제퍼슨이 시도한 3점슛은 림을 외면했다. 제퍼슨은 39분 동안 좋은 활약을 펼치고 막판 1분의 고비를 넘기지 못했다. 제퍼슨은 22점, 10리바운드, 8어시스트로 트리플더블급 대활약을 펼치고도 패배에 고개를 숙여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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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