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시래(26)의 손발이 묶이자 송골매가 비상하지 못했다.
창원 LG는 10일 창원실내체육관에서 벌어진 2014-2015시즌 KCC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고양 오리온스에게 접전 끝에 72-76으로 패했다. 1승 1패가 된 두 팀은 5판 3선승제 시리즈에서 장기전에 돌입했다.
LG는 1차전에서 82-62로 대승을 거뒀다. 하지만 2차전 양상은 사뭇 달랐다. 오리온스가 수비에서 단단히 준비를 하고 나왔다. 추일승 감독은 데이본 제퍼슨에게 신인 이승현을 붙이는 과감한 작전을 썼다. 버티는 힘이 좋은 이승현으로 제퍼슨의 득점 타이밍을 늦춰 도움수비를 들어갈 시간을 벌었다.

작전은 들어맞았다. 제퍼슨이 봉쇄되면서 김시래와 특유의 픽앤롤도 잘 나오지 않았다. 1차전 82점을 넣었던 LG는 2차전 72점에 묶였다. 장기인 속공은 3개만 나왔다. 속공수에서 오리온스가 6개로 더 앞섰다. 1차전 21점, 5어시스트를 올린 김시래는 2차전 6점, 1어시스트로 부진했다.
경기 후 추일승 감독은 “제퍼슨을 이승현이 막는 시스템이 잘됐다. 1차전 실패했던 김시래의 점수도 잡았다”고 호평했다. 특히 4쿼터 7득점을 몰아넣은 한호빈에 대해 추 감독은 “ 두 선수에게 공격보다 김시래를 괴롭히라고 했다. 전반에 이현민이 많이 뛰어 후반전 한호빈이 뛰었다. 오늘 호빈이가 제 타이밍에 득점까지 넣어주면서 해결해줬다”고 반색했다.
김진 감독은 “제퍼슨에게 더블팀이 들어오면 김시래가 위크사이드에서 베이스라인을 타고 들어갔는데 골텐딩이 나왔다. 제퍼슨에 대한 함정수비를 역이용해야 한다”고 포인트가드 김시래의 역할을 강조했다.
결국 공격에 강점을 가진 LG는 야전사령관 김시래의 손끝에 승패가 달렸다. 3차전에서도 김시래의 활약이 중요 관전포인트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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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원=민경훈 기자 rumi@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