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언론, “멀티 강정호, PIT의 보물” 호평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5.03.11 06: 17

3루수로 출전하며 본격적인 시험대에 오른 강정호(28, 피츠버그)가 무난한 모습으로 기대치를 키우고 있다. 강정호의 멀티포지션 소화능력에 대해 한 언론은 “땅속에 묻혀 있는 보물”이라는 표현을 쓰며 높게 평가했다.
강정호는 10일(이하 한국시간) 미네소타 트윈스와의 시범경기에 5회 대타로 나서 그라운드를 밟았다. 타격 성적은 2타수 무안타로 특별할 것은 없었다. 그러나 그 이상의 의미가 있는 경기였다. 바로 3루수 출전이었다. 강정호는 6회 수비부터 팀의 주전 3루수인 조시 해리슨을 대신해 핫코너를 맡았고 경기 끝까지 무난한 모습을 보여주며 강한 인상을 심었다.
타구가 집중적으로 향한 것은 아니었으나 자신의 앞으로 온 타구는 침착하게 처리하며 안정감을 보여줬다. 8회 무사 2루에서 힉스의 3루 도루 시도로 만들어진 런다운 상황에서는 공을 들고 직접 힉스를 쫓는 등 과감성도 보여줬다. KBO 리그에서도 3루 경험은 그렇게 많지 않은 강정호라 우려의 목소리가 있었지만 적어도 이날 한 경기를 놓고 봤을 때는 기우였다.

경기 후 강정호는 3루 수비에 대해 특별한 어려움이 없었다고 이야기했다. 난생 처음 보는 포지션이 아닌 만큼 적응에 오랜 시간이 필요 없다는 것이다. 클린트 허들 감독 역시 “강정호가 3루 포지션도 편하다고 하더라. 3루를 볼 준비도 되어 있다고 이야기했다”라면서 “(3루 포지션 소화는) 그를 더 많은 이닝에 시험할 수 있는 기회를 우리에게 준 셈”이라고 긍정적인 평가를 내렸다. 허들 감독 역시 만족감을 드러낸 것이다.
이에 지역 언론인 ‘피츠버그 포스트-가제트’는 10일 강정호의 3루 출전에 주목하면서 그를 “땅에 묻혀 있는 보물(Buried treasure)”이라고 칭했다. 강한 파워로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준 것에 이어 유격수, 3루수를 모두 소화할 수 있는 활용성까지 과시했다는 이유다. 이 매체는 “강정호가 3루에서 첫 출전했다. 그의 왼쪽으로 향하는 땅볼을 잘 처리했고 도루 저지 상황에서는 (주자와) 2루를 향해 경쟁을 벌이며 아웃을 집행했다”고 평가했다. 허들 감독의 호평도 덧붙였다.
당초 문제로 지적됐던 수비에서 안정감을 과시하고 있는 강정호는 11일 탬파베이와의 경기에서는 다시 유격수로 돌아갔다. 주전 3루수인 해리슨이 가벼운 부상을 안고 있는 상황이라 강정호의 출전 기회는 더 늘어날 수 있다. 3루에서 1~2차례 더 좋은 모습을 보이면 시범경기 말미쯤에는 2루 출전도 예상된다. 피츠버그가 강정호에게 원했던 그 모습이 시범경기에서 어렴풋이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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