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선발-불펜’ SK의 마운드 퍼즐 맞추기
OSEN 김태우 기자
발행 2015.03.11 06: 16

“이름값에 비해 변수가 많다”
오키나와 전지훈련 당시 김상진 SK 투수코치는 올 시즌 SK 마운드에 쏠리는 기대치에 대해 아직은 안심하기 이르다는 이야기를 했다. 자기 떡은 작게 보이는 것이 인지상정이라고 하지만 SK 마운드의 상황을 냉정하게 본다면 틀린 말도 아니었다. 그리고 SK는 이제 그 변수를 최대한 줄이기 위한 작업에 돌입한다. 5선발의 적임자를 찾아야 하고 불펜 구상도 마무리해야 한다.
김용희 SK 감독은 지난 8일 사직구장에서 열린 롯데와의 경기가 끝난 뒤 “5선발을 찾기가 쉽지 않다”며 에둘러 고민을 드러냈다. 이날 경기에 출전한 5선발 후보들의 활약상이 썩 좋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날 선발로 나선 백인식은 3회에만 홈런 세 방을 허용하며 고전한 끝에 3이닝 동안 6피안타(3피홈런) 2볼넷 3탈삼진 5실점했다. 두 번째 투수로 나선 고효준은 3이닝 1실점했다. 실점은 적었지만 매 이닝 주자를 내보내는 등 깔끔한 투구 내용은 아니었다.

시범경기 첫 판이라 아직은 시행착오가 있을 수 있다. 그러나 이제는 서서히 마운드 구상을 완성지어야 할 단계다. 김 감독은 시범경기가 시작되기 전 “시범경기 중반에는 5선발을 확정지으려고 한다. 그래야 선수들이 보직에 맞게 컨디션을 조율할 수 있다”고 이야기했다. 다만 백인식 고효준이 유보적인 피칭 내용을 보여줌에 따라 그 선택의 시간이 다소 늦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는 없게 됐다.
현재 SK의 5선발을 놓고 다투는 선수들은 백인식 고효준을 비롯, 베테랑 채병룡과 지난해 후반기 마운드에서 가능성을 내비친 여건욱 등이 뽑힌다. 까다로운 투구폼을 가진 잠수함 박종훈의 이름도 언급된다. 전지훈련 당시 위력적인 공을 던진 백인식이 가장 앞서 나간다는 평가를 받았지만 롯데전 부진으로 쐐기를 박는 데는 실패했다. 이에 남은 일정에서 누가 가장 인상적인 모습을 보여주느냐가 관건으로 떠올랐다.
불펜도 고민이 있기는 마찬가지다. SK 불펜은 이름값으로는 화려함을 자랑한다. 군 복무를 마치고 복귀한 정우람을 필두로 윤길현 박희수 박정배가 버틴다. 2년간 많은 경험을 쌓은 진해수 전유수, 부상에서 복귀한 엄정욱, 그리고 새롭게 치고 올라오는 자원인 서진용 박민호 등의 이름도 무시할 수 없다. 하지만 변수가 많다. 박희수 박정배는 ‘전반기까지는’ 없는 자원으로 봐야 한다. 정우람과 엄정욱은 실전감각, 윤길현은 햄스트링 부상 여파, 젊은 선수들은 경험 부족이라는 큰 변수가 자리하고 있다. 선발 오디션에서 밀린 선수들이 불펜에 합류하긴 하겠지만 항상 최악의 상황을 가정해야 하는 벤치로서는 조마조마한 라인업이다.
일단 김 감독은 ‘초반 윤길현 마무리’ 구상을 밀고 나간다는 심산이다. 햄스트링 부상으로 플로리다 캠프에서 조기귀국했던 윤길현은 SK 대만 퓨처스팀 캠프에서 꾸준히 컨디션을 끌어올리며 희망적인 징조를 내비쳤다. 17일 광주 KIA전 정도부터는 1군에 합류할 수 있을 예정이다. 그리고 나머지 선수들의 컨디션을 지켜보며 필승조 및 추격조 운영을 확정짓는다는 계획이다. 이들의 컨디션에 따라 SK의 초반 페이스도 달라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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