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재균, 변신을 위한 이유있는 수천만원 투자
OSEN 이대호 기자
발행 2015.03.11 09: 30

"요즘 또 살이 빠져서 고민이에요."
롯데 자이언츠 내야수 황재균(28)은 겨울 동안 '살과의 전쟁'을 벌였다. 보통은 감량을 위한 살과의 전쟁이 보편적인데, 황재균은 살을 찌우기 위해 노력했다. 1월 애리조나 캠프에서 만났을 때 황재균은 96kg이었는데, 캠프 기간동안 혼신의 노력을 하면서 100kg을 찍었다. 그런데 다시 한국에 돌아오고 나서 2kg가 빠져 지금은 98kg이라고 한다.
황재균은 "원래 살이 잘 찌지 않는 체질이다. 그래서 항상 고기 위주로 식사를 하고 있다. 부산에 돌아와서 다시 살이 빠져서 고민"이라고 말한다.

그가 체중을 늘리기로 결심한 이유는 하나, 바로 장타력 보강이다. 작년 황재균은 커리어하이를 기록했는데 홈런은 12개를 때렸다. 2009년 히어로즈 시절 쳤던 18개가 개인통산 최다홈런이었는데 작년 황재균은 2011년(12개) 이후 3년 만에 두 자릿수 홈런으로 복귀하는 데 성공했다.
황재균은 여기에 만족하지 못한다. 그는 "작년 OPS가 .863이었는데 목표는 .900까지 가는 것이다. 장타율을 높여야 하는데 알다시피 내 타구는 라인드라이브라 높은 사직 펜스에 맞고 나오는 일이 많았다. (홈런을 위해) 타격폼과 타구궤적을 바꿀 수는 없으니 공을 5m라도 멀리 보내기 위해 힘을 기르는 걸 택했다"고 설명했다.
야구선수의 증량은 체계적으로 이뤄진다. 단순히 지방을 늘리는 게 아니라 근육을 키워야 한다. 때문에 황재균은 서울에 개인 트레이너를 두고 지시에 따라 철저하게 관리를 받고 있다. 트레이너는 황재균의 요청에 따라 종종 부산까지 내려와 몸 상태를 봐준다고 한다.
당연히 돈이 많이 들 수밖에 없다. 황재균은 "작년에만 나를 위해 쓴 돈이 수천만원은 될 것 같다. 체중을 불리기 위해 식사 때마다 고기를 먹었는데 기본 20만원은 썼다. 트레이너에 보충제까지 모두 더하니 결코 적은 돈이 아니었다. 그래도 내가 야구를 잘하기 위해 투자한 것이라 전혀 아깝지 않다. 덕분에 성적도 좋아졌고, 내가 효과도 봤기 때문이다. 투자한 만큼 내게 돌아온다"고 말한다.
야구계에서는 스피드와 체중은 반비례한다고 말한다. 황재균의 강점 가운데 하나는 도루능력이다. 매년 20개 안팎의 도루를 기록하고 있는데, 작년에는 17개의 도루를 성공시켰다. 혹시라도 그의 증량이 스피드를 감소시키거나 혹은 부상 위험도까지 높이지는 않을까.
황재균은 "넥센 선수들을 보며 느낀 게 많았다. 다들 웨이트 트레이닝을 열심히 해서 근육량이 많이 늘었는데 스피드는 떨어지지 않더라. 서건창만 보더라도 그렇다. 체계적으로 운동을 한다면 스피드도 문제는 없다"고 강조했다.
그렇지만 부상은 반드시 경계해야 할 적이다. 2012년부터 작년까지 3년 연속 전경기 출장을 이어오고 있는 황재균은 누구보다 몸관리의 필요성과 어려움을 잘 알고 있다.
장타자로의 변신을 선언한 황재균의 올해 홈런 목표는 20개. "20개 정도는 쳐야 장타자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만약 올해 변신이라는 모험이 통하지 않는다면 다시 원점으로 돌아갈 수밖에 없다. 다치지 않고 시즌을 보내는 게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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