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포수 정범모, "훈련한 게 너무 아까워" 왜?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5.03.11 09: 20

"아직 서산 안 갔냐". 
10일 대전구장. SK와 시범경기가 한파로 취소되기 전까지 한화 포수 정범모(28)는 선수들의 훈련을 지켜보고 있었다. 두 손을 점퍼에 넣고 추위에 움츠린 정범모의 표정은 썩 밝지 않았다. 팔꿈치 통증으로 캠프 막판 먼저 귀국한 정범모는 아직 완벽한 몸 상태가 아니라 경기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그를 본 몇몇 코치들은 "너, 서산에 안 가냐"는 짓궂은 농담을 던지기도 했다. 지난 7~8일 LG와 시범경기 개막 2연전을 통해 '레이저빔' 송구로 강한 인상을 남긴 2년차 신예 포수 지성준이 급성장하고 있는 것도 정범모를 긴장케 하는 요소. 정범모 역시 "잘하는 후배가 나타났다"며 눈빛을 반짝였다. 

김성근 감독은 캠프에서 "지성준이 조인성보다 낫다"고 칭찬하더니 최근 "1군에서 뛸 수 있는 수준으로 올라왔다"고도 말했다. 조인성-정범모 2인 체제가 굳건했던 한화 포수진에 의외의 복병으로 등장한 것이다. 육성선수 출신이지만 절박함을 갖고 어린 나이에 흡수력이 빨라 성장 속도가 눈에 띈다. 
하지만 정범모는 스프링캠프 기간 동안 누구보다 많은 훈련량을 소화하며 포수로 실전 경기도 제일 많이 뛰었다. 김성근 감독도 경기 후 잘못된 부분이 있으면 따로 정범모를 불러 이런저런 조언을 해주기도 했다. 최고참 조인성과 함께 실질적으로 안방을 책임져야 할 중요한 위치의 선수이기 때문이다. 
정범모는 "훈련을 하다 보니 나도 모르게 팔꿈치에 통증이 왔다. 심각한 건 아닌데 조심하고 있다"며 "그렇게 열심히 훈련했는데 이제 와서 경기에 나가지 못하니까 너무 아깝다. 빨리 경기에 나갈 수 있도록 몸을 잘 만들겠다"고 말했다. 실제로 10일에는 티배팅을 치며 실전 복귀를 위한 준비를 시작했다. 
후배의 급성장에 긴장하고 있지만 선배로서 적응을 돕는 역할도 마다하지 않는다. 지성준은 "1군은 처음이라 모르는 게 많은데 범모형이 옆에서 많이 도와준다. 해야 할 것과 안 해야 할 것들을 가르쳐 주셔서 편하게 할 수 있다"고 고마워했다. 
무엇보다 정범모는 경기를 뛰는 것의 소중함을 다시 한 번 느끼고 있다. "경기를 뛸 때가 가장 재미있다. 욕을 먹더라도 선수는 경기에서 뛰는 것이 가장 즐겁다"는 것이 정범모가 새삼 느끼는 진리다. 그는 "난 시범경기라고 가릴 게 없다. 무조건 100%, 아니 1만%로 최선을 다해 뛸 것이다"고 힘줘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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