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츠버그 파이어리츠로 떠난 강정호의 공백은 공수 양면에 걸쳐 매우 크다. KBO 리그에서 공수 모두 정상급이었던 유격수 강정호가 떠난 뒤 넥센 히어로즈는 새 얼굴 찾기에 고심하고 있다.
눈에 띄는 것은 김하성과 윤석민이다. 김하성은 수비에서, 윤석민은 공격력에서 각자 우위를 보이고 있다. 특히 장타력을 갖춘 윤석민이 유격수로 일정 수준 이상 뛸 수 있다면 넥센은 강정호 이적으로 인한 장타력 손실을 꽤 많이 상쇄할 수 있다.
염 감독은 우선 수비에 중점을 두겠다는 방침이다. 유격수 위치에 설 수 있어야 타석에 들어설 기회도 많이 가진다. 윤석민의 경우 아직 유격수 자리에서 수비가 완전하지 않아 배려가 필요하다. 염 감독은 “(홈구장인 목동과 같은 환경인) 인조잔디구장에서 경기를 할 때 넣는 것이 좋지 않을까 싶다”라고 말했다.

이어 “그리고 우리 투수에 따라서도 바뀔 것이다. 유격수 방면 땅볼 유도가 많은 앤디 밴헤켄 같은 투수가 등판할 때는 빼줘야 할 것 같다. 그게 팀에도 좋고 자신에게도 좋을 것이다. 또한 유격수는 눈에 띄지 않는 움직임이 중요한 포지션이니 그런 점도 고려해야 한다”고 추가 설명했다.
출전 기회는 우선 균등하다. 염 감독은 “시작은 김하성과 윤석민이 50:50 비율일 것이다. 그리고 김지수도 있다. 지수는 하성이와 묶인다”며 유격수 기용 계획을 드러냈다. 다시 말해 김하성과 김지수가 절반을 맡고, 나머지 반은 윤석민의 몫이다. 물론 김하성이 김지수보다 많은 기회를 얻게 된다. 사실상 김지수가 김하성의 백업이 되는 것이라 볼 수 있다.
윤석민은 현재 새로운 위치에 적응하기 위해 많은 땀을 흘리고 있다. 윤석민에 대해 “나름대로 열심히 하고 있다”고 언급한 염 감독은 “기술적인 것뿐만 아니라 주전으로서의 책임감도 함께 볼 것이다. 그게 없으면 자리를 빼앗긴다. 실력이 부족해도 그런 선수를 써야 발전적이다”라는 말로 정신적인 면을 강조했다.
장타력이 있지만 가공할 타선을 자랑하는 넥센에 속해 있어 중심타선에 배치되지는 않는다. “브래드 스나이더가 6번, 석민이는 7번이다. 지명타자가 7번에 갈 수도 있으니 석민이는 8번도 될 수 있다. 지명타자는 (이)성열이, (서)동욱이, 석민이 등이 돌아가면서 맡는다”라는 것이 염 감독의 설명이다.
아직 모든 것이 고정적이지는 않다. 염 감독은 “석민이(유격수일 때)가 좋으면 지명타자가 8번이 될 것이다. 상황에 따라 변화를 줄 생각이다”라고 덧붙였다. 이 말대로 상대 투수, 당일 선수 컨디션 등 여러 가지 요소에 따라 윤석민의 출전 여부는 물론 위치(유격수 혹은 지명타자), 타순(7번 혹은 8번)까지 정해진다.
만약 강정호가 떠나지 않고 남았으면 어땠을까. 염 감독은 “강정호까지 있었으면 스나이더가 7번이다. 여기에 박동원까지 9번에서 잘 쳐주면 1~9번 전체적으로 피할 수 있는 선수가 없을 텐데…”라며 약간의 아쉬움을 나타내기도 했다. 그러나 강정호 없이도 투수들에게는 가장 무서운 타선을 가진 팀이 단연 넥센이다. 윤석민까지 힘을 보탠다면 강정호 공백도 크게 느껴지지는 않을 것이다.
nick@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