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세는 '섹드립'(야한 농담)과 같다. 타인에게 불쾌감을 주지 않을 정도의 적정선을 지킨다면, 자신감에 대한 솔직한 표현이 된다. 때론 웃음을 안기기도 한다. JTBC '냉장고를 부탁해' 등에 출연하며 방송가에서 활약 중인 요리전문가 최현석이 바로 그러하다.
최현석은 지난 10일 오후 SBS 예능프로그램 '룸메이트' 42회에 출연해 남다른 입담을 뽐냈다. 이날 22번째 생일을 맞은 잭슨과 그를 축하해주는 식구들의 이야기가 그려진 가운데, 조세호와 오타니 료헤이는 최현석을 초대해 잭슨을 위한 요리를 준비했다. 최현석은 두 사람에게 요리와 사실상 무관한 여심 공략법을 전수하는 등 독특한 캐릭터를 보여줬다.
잊을 만 하면 등장하는 자화자찬은 웃음 포인트였다. 조세호가 최현석을 우리나라 TOP3 요리전문가라고 소개하자, 최현석은 "방송에 나오는 셰프들은 요리를 잘해서가 아니라 방송에 적합해서다"라고 말한 후 "나는 인정받은 셰프"라고 덧붙였다. 교회에서 처음 만난 지금의 아내에 대한 이야기하면서, 당시 본인의 인기가 상당했음을 강조했다.

그는 맛과 멋, 모두 중시여겼다. 그는 조세호와 오타니 료헤이에게 요리를 하면서 동시에 남성미를 드러낼 수 있는 법을 가르쳐 줬다. 특유의 소금 뿌리기 외에도 "행주를 어깨에 걸쳐라" "등 아래에서 후추를 뿌려라" "요리할 때 팔 근육이 드러나게 하라" "요리하는 도중 이성을 바라봐라" 등이 있었다. 이를 멋지게 소화하는 최현석과 어설프게 따라하는 조세호와 오타니 료헤이가 대비를 이뤘다.
의외의 면모도 있었다. 근력이 요구된 생크림 만들기에서 땀을 연신 흘리며 약한 모습을 보여주거나, "집에서 요리는 아내가 한다" "딸 아이 소풍 때는 꼭 오므라이스를 만들어 준다" 등 방송에서와는 다른 자연인 최현석에 대해 이야기했다. 요리에 앞서 장을 보고자 찾은 마트에선 "시식은 부끄러우니까 2M 정도 떨어진 곳에 서 있으면 딸이 먹여준다"며 수줍은 표정을 지었다.
190cm라는 큰 키에 준수한 외모, 재치 있는 입담. 최현석이 '스타 셰프'로 등극한 진짜 이유는 뛰어난 실력이었다. 셰어하우스 식구들은 완성된 요리에 맛있다는 소리를 연발했다. 특히 "사랑에 빠질 것"이라고 장담한 티라미스엔 모두 감탄했다. 보는 이들까지 허기를 느끼게 하는 요리들이었다. 허세가 좀 있으면 어떤가, 어쨌든 본업에서 1인자이며 이렇게 유쾌한데. 그런 의미에서 최현석의 허세는 계속되어야 한다.
jay@osen.co.kr
'룸메이트' 방송화면 캡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