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극장가에 보릿고개를 타고 넘는 춘궁기가 닥쳤다. 원래 비수기라지만 심각한 수준이다. 박스오피스 톱 5 영화들의 하루 관객을 다 합쳐도 15만명에 못 미칠 정도. 그나마 외화 '킹스맨'이 흥행세를 유지하면서 관객들 발길을 조금이나마 극장 쪽으로 돌리고 있다.
영화관입장권 통합전산망 집계에 따르면 '킹스맨:시크릿 에이전트'는 11일 하루 동안 6만2731명 관객을 동원해 지난 달 11일 개봉 이후 줄기차게 선두권을 달리며 1위를 차지했다. 누적관객은 432만명. 2위는 '헬머니'가 3만명 동원으로 누적 관객 29만명. 신하균 장혁의 열연이 돋보인 사극 '순수의 시대'는 2만5977명(누적 37만8787명)으로 3위에 머물렀고 외화 '이미테이션 게임'이 1만7천여명(누적 158만명)으로 4위의 성적이다.
김치 비하 논란에 휩싸였던 올해 아카데미 작품상 등 4관왕 수상작 '버드맨'은 1만1천여명(누적 14만3천명)으로 5위. 아카데미 주요 부문 수상작들이 국내 흥행에서는 별 힘을 못쓰는 징크스가 또 다시 힘을 발휘하고 있다.

이에 따라 박스오피스의 화제는 '킹스맨'에 집중되고 있다. 유독 한국에서 흥행 폭발을 일으킨 이 영화는 주연 배우 콜린 퍼스가 한국을 빼고 중국만 방문한다는 게 논란을 불러일으킬 만큼 인기를 모으는 중이다.
지난 주말, 51만명을 추가하며 뒷심을 발휘중인 '킹스맨'은 이같은 흥행세를 이어갈 경우 역대 청소년관람불가 흥행 7위인 '도가니'(2011, 466만명), 6위 '신세계'(2013, 468만명)를 제칠 가능성이 크다. 5위를 지키고 있는 '범죄와의 전쟁:나쁜놈들 전성시대'(2012, 471만)도 노려볼만하다.
청소년관람불가 외화로는 매우 이례적으로 흥행 중인 이 작품은 B급 정서를 살린 스파이물로, '재밌다'는 입소문이 빠르게 번져나가며 개봉 한달이 다 되도록 뜨거운 반응을 끌어내고 있다.
예상치 못했던 흥행이라 국내 프로모션 일정은 잡혀있지 않았던 상황. 콜린 퍼스 등 주연배우가 오는 23일 중국 프로모션에만 참여한다는 소식이 알려져 국내 팬들이 많이 아쉬워하고 있기도 하다.
한편 국내 청소년관람불가 등급 영화 흥행 1위는 '친구'(2001)로 총 818만1천377명을 동원했다. 2위는 '타짜'(2006, 684만), 3위는 '아저씨'(2010, 628만), 4위 '추격자'(2008, 507만) 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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