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희정 PD는 ‘비정상회담’을 이끌어가면서 고마운 사람이 한 둘이 아니다. 작가부터 시작해 MC 성시경, 전현무, 유세윤, ‘비정상회담’의 수장이었던 임정아 CP, 자신을 PD의 길로 이끌어준 김형중 PD까지.
김희정 PD는 ‘비정상회담’의 메인PD로서 어깨가 무겁지만 이들 덕에 여러 번의 큰 위기도 넘겼고 다시 ‘예능깡패’의 명성을 찾았다.
“작가들이 멤버들을 전담하고 있는데 세 팀으로 나눠서 인터뷰하고 커뮤니케이션을 하고 있어요. 녹화 들어갔을 때나 그 전에 멤버들과 얘기하면서 어떤 내용이 중요한지 얘기하고 시청자들의 오해가 없도록 뉘앙스를 잘 전달해야 된다는 요청도 하는 등 멤버들과 일대일로 소통을 많이 해요.”

김희정 PD는 특히 세 MC들에게 고마운 마음을 표현했다. 그의 말에 따르면 MC들이 밤새 편집하는 김희정 PD에게 힘을 북돋아주기도 하고 프로그램과 관련해 의견도 낸다. 위기를 함께 이겨내서 그런지 프로그램과 멤버들에 대한 MC들의 애착이 남다르다.
“MC들이 멤버들을 잘 챙겨주고 기본적으로 애착이 있어요. 가족 같은 느낌이에요. 성시경은 실시간으로 모니터링 하면서 얘기하고 시청률 잘 나오면 잘했다고 응원해줘요. 그리고 녹화하면서 멤버들 간에 대화가 통하지 않을 때 중간에서 정리해서 토론이 잘 흘러가도록 해줘요. 전현무는 프로그램도 많이 하는데 멤버들의 특징을 다 외워서 웃음 포인트로 잡고 녹화하다 쉬는 시간에 멤버들과 의견 교환을 많이 하는 편이예요. ‘비틀즈코드’를 같이 했던 유세윤은 철없는 사람인 줄 알았는데 멤버들 얘기를 경청해서 듣고 적절하게 자신의 경험을 얘기하는 게 진정성이 있어요. 유세윤의 재발견이 되지 않았나 싶어요.”

또한 김희정 PD가 고마운 사람은 JTBC ‘백인백곡-끝까지 간다’의 김형중 PD다. 김형중 PD와는 Mnet에서 인연을 맺었고 JTBC까지 그 연을 이어가고 있다.
“김형중 선배가 저를 PD로 만들어주셨어요. 제 사수인데 김형중 선배의 조연출로 일을 시작했어요. 프로그램을 잘 만드는 걸 떠나서 인간적으로 연출자가 가져야 될 자질이라든가 말하는 법, 스태프들에게 어떻게 대해야 하는지 등을 알려주셨어요. 혼도 많이 났죠.(웃음) 조연출에서 연출로 가는 과도기 때 슬럼프 아닌 슬럼프가 오는데 그 시기 때 많이 잡아줬어요. 아빠 같은 고마운 선배예요.”
‘비정상회담’을 함께 시작했지만 기미가요 논란으로 프로그램을 떠나야 했던 임정아 CP에게 고마운 걸 말하자면 끝이 없는 듯했다. 김희정 PD는 임정아 CP를 ‘엄마’라고 표현했다.
“임정아 선배는 이번에 ‘비정상회담’을 하면서 처음으로 같이 일했어요. 선배께 배운 건 따뜻한 마음으로 사람들을 바라보는 거예요. 편집한 걸 마지막에 볼 때 사실만 보는 게 아니라 그 멤버가 어떤 사람인지, 얼마나 마음이 따뜻한 사람인지 앞뒤를 보며 표현하려고 하셨어요. 그건 따라갈 수가 없을 것 같아요. 사람을 대할 때 업무적으로 대하는 게 아니라 이 멤버가 이런 성격이니까 이런 걸 끌어내줘야 하는, 마치 엄마가 아이들 키우는 것만큼 섬세하세요. 제가 그걸 다 못 배웠는데 노력하고 있어요. 감성적으로 휴먼터치 하시는 게 존경스러워요. 정말 엄마 같은 분이예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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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 JTBC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