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정상회담’을 보다 보면 궁금한 것 투성이다. 방송은 아무래도 토론을 중심으로 흘러가기 때문에 뒷이야기를 알고 싶은 게 시청자 마음이다. 그래서 김희정 PD에게 물어봤다. G12의 자리배치, ‘비정상회담’의 주시청자층, 줄리안 몰래카메라가 어떻게 탄생했는지 등 시청자들이 궁금해 할 만 한 다섯 가지를 꼽아봤다.
◆ ‘비정상회담’, 누가 가장 많이 볼까
가장 먼저 어느 연령대, 남녀 중 누가 더 ‘비정상회담’을 볼까. 훈훈한 외국인들이 유창하게 한국말을 하며 토론을 하는 만큼 젊은 여성들이 많이 볼 거라고 예상할 수 있다. 그러나 김희정 PD의 대답은 의외였다.

“40~50대 남자들이 많이 시청해요. 특히 노후제도나 연금 얘기할 때 많이 관심이 있더라고요. G12 팬덤이 있어 여자만 볼 거라고 생각하는데 남자시청자도 의외로 많고 40대 여성 시청자들도 많아요. 실질적으로 20~30대는 다시보기로 보는 것 같고 30대 후반에서 40대 여성들이 많이 보는 것 같아요. 다른 나라에서는 뭘 하는지 궁금해서 그런 것 같아요.”
◆ G12 자리배정은 어떻게 할까
‘비정상회담’ G12의 인기가 많아진 만큼 팬들은 자신이 좋아하는 멤버의 얼굴이 카메라에 잘 잡히는 자리에 앉길 원한다. 애청자들의 요청이 이어지고 멤버변화가 있으면서 제작진은 몇 번 멤버들의 자리를 바꿨다.
“자리를 변경할 때 많은 걸 고려해요. 우선적으로 카메라가 벽 뒤에 숨어있어서 카메라 워킹에 한계가 있어 멤버들이 골고루 원샷을 받을 수 있도록 해요. 멤버들이 주고받는 케미라든지 서로의 특징을 고려하고 MC들과 에너지가 좋은 멤버, 전반적으로 얘기하는 멤버가 누군지 보고 자리를 배치해요. 멤버들이 자리를 바꿔달라는 말은 없어요. 어찌됐든 토론할 때는 서로 앞을 보고 한다. 멀리 있어서 말을 못하는 게 아니고 앞에 있다고 해서 말을 많이 하는 게 아니라 말을 주고받고 하기 때문에 최대한 분량 차이 없게끔 형평성에 맞게 편집해요.”

◆ 멤버들 중 가장 많은 변화가 있는 사람은 누구
G12가 인기가 있는 건 이들이 논리적으로 자신의 생각을 똑 부러지게 말하는 것도 있지만 외모가 인기의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멤버들은 샘 오취리, 타쿠야를 제외하고 방송활동이 전무한 일반인들이었기 때문에 방송 초반 평범한 모습이었다. 그러나 회를 거듭할수록 멤버들의 외모에서 빛이 나기 시작했다. 일명 ‘카메라 마사지’를 받으면서 미모에 물이 오른 것.
“방송 시작할 때부터 지금까지 코미와 메이크업팀이 똑같아요. 아무래도 카메라 마사지가 한 몫 한 것 같아요. 방송을 보고 다이어트를 하는 멤버도 있고요. 한결같이 멋있는 멤버는 알베르토예요. 그리고 가장 변화가 큰 멤버는 장위안인 것 같아요. 장위안이 1회에 비해 많이 세련되진 것 같아요. 기욤도 살 빼고 잘 생겨졌어요.”
◆ 줄리안 몰래카메라의 시작은?
얼마 전 G12는 ‘거짓말’이라는 토론 주제에 맞게 몰래카메라를 진행했다. 줄리안이 사기를 당한 듯한 뉘앙스를 풍기며 전현무, 장위안, 알베르토를 속이고 돈을 빌리는 내용이었다. 보통 몰래카메라는 바로 거짓말임을 밝히지만 ‘비정상회담’은 무려 일주일 동안 진행했고 녹화 도중 거짓말이었다는 사실이 드러났다.
“사실 몰래카메라는 줄리안이 시작해서 한 거예요. 거짓말이 주제라 작가가 줄리안을 인터뷰하면서 흘러가는 말로 ‘CCTV를 달까’라고 했는데 갑자기 전화가 왔어요. 친구 간의 하얀 거짓말에 대해 인터뷰를 하다 줄리안에게 ‘100만원을 빌려달라고 하면 빌려줄 것 같냐’고 묻자 ‘다 빌려줄 거다’라고 대답했고 즉흥적으로 몰래카메라를 진행했어요. 그 후 치밀하게 준비했고 2차 작전까지 짰어요. 멤버들이 저한테 끝까지 얘기 안하더라고요.”
◆ ‘비정상회담’ 문화대전 왜 할까
‘비정상회담’은 본격적인 토론에 앞서 문화대전 코너를 통해 각국의 이슈를 듣기도 한다. 또한 토론 중간 상황극을 하며 이해를 돕기도 하고 재미를 선사하기도 한다. ‘유행’을 주제로 토론할 때 옷장을 공개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이에 대해 일부 시청자들은 ‘왜 토론 안하고 쓸데없는 걸 하냐’라고 부정적인 반응을 보인다. 그러나 김희정 PD의 생각은 다르다.
“시청자들이 무엇을 토론으로 받아들이는지 오랫동안 생각해봤어요. 줄리안이 벨기에 토론영상을 보여줬는데 우리가 생각하는 ‘백분토론’, ‘끝장토론’과는 달랐어요. 서로 의견을 치열하게 주고받더라고요. 얘기를 하다 의견을 도출하는데 우리나라는 정자세로 토론을 하잖아요. 아직 답은 모르지만 ‘늦어슈’ 코너 할 때 이슈에 대해 토론이 붙는 포인트가 있더라고요. 큰 주제로 갈 수 없는 것들을 소소하게 얘기 나눠 볼 수 있어서 좀 더 해볼 생각이에요. 옷장 공개도 주제와 동떨어지지 않게 토론과 이어지게끔 하려고 해요. 계속 앉아서 똑같은 정장입고 똑같은 사람들이 얘기하면 어느 순간 시청자들이 피로감을 느낄 거라 생각해서 주제에 맞게 다양한 것들을 시도하려고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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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규한 기자 dreamer@osen.co.kr, JTBC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