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정도면 사면초가다. 사실상 세 여자주인공 중 한 명이었던 배우 이태임이 하차한 SBS 주말드라마 ‘내 마음 반짝반짝’은 처음부터 끝까지 구설수로만 가득한 비극적 운명을 견뎌내고 있다. 초반 캐스팅 논란부터 시작해 저조한 시청률로 아쉬움을 낳더니 주연 배우의 시끄러운 스캔들에 하차까지 다양한 이슈들이 이 드라마를 벼랑 끝으로 몰아가고 있는 모양새다.
11일 SBS 드라마국 관계자에 따르면 이태임은 SBS 주말드라마 ‘내 마음 반짝반짝’에서 하차했다. 이 관계자는 “건강상의 이유로 더 이상 출연이 어렵다고 판단해 하차를 하기로 논의를 끝마쳤다”며 “현재 이태임 씨가 연기하던 역할을 다른 배우가 할지 아니면 이대로 대체자 없이 드라마를 전개할지에 대해 논의 중이다. 다른 배우를 투입하는 게 드라마에 좋은 영향을 끼칠지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주요 배역을 맡은 주연 배우의 하차라니, 초유의 사태다.

사실 ‘내 마음 반짝반짝’은 시작부터 삐걱거리는 행보로 첫걸음을 뗐다. 주연으로 캐스팅됐던 두 배우가 출연을 번복한 것. 당시 남자주인공이었던 김수로는 MBC 예능프로그램 ‘일밤-진짜사나이’에서 얻은 부상으로 인해 하차했고, 여자주인공 김정은 역시 돌연 하차를 결정해 의문을 낳았었다. 이후 제작사인 삼화네트웍스 측은 이에 대해 법적조치까지 거론했으나 이를 철회하고 배수빈, 장신영 등 새 배우들을 캐스팅했다.
모든 일들을 뒤로 하고 새 출발을 하는가 싶더니 ‘내 마음 반짝반짝’은 초반부터 저조한 시청률로 ‘속앓이’를 해야 했다. 동시간대 경쟁작인 MBC 주말드라마 ‘전설의 마녀’의 인기가 최고조에 달할 때 시작했다는 점은 약점일 수밖에 없었다. 제대로 된 이야기를 보여주기도 전에 이미 시청자 층을 빼앗겼기 때문이다. 또 전작 ‘미녀의 탄생’은 ‘전설의 마녀’에 비해 상대적으로 젊은 시청자들을 공약해 9%대의 시청률을 유지할 수 있었다는 분석도 나왔다.
시청률이 낮으니 자연히 조기종영 이야기들이 올라왔다. 당초 50부작이었던 드라마의 전체 분량을 약 3분의 1정도 줄이는 것으로 정리가 되고 있다는 이야기였다. 이에 대해 SBS 측은 “조기종영을 논의 중”이라고 알렸다.
처음부터 커다란 해프닝으로 시작했던 이 드라마는 끝까지 평화로울 수 없었다. 조기종영이 논의되고 있는 중 둘째 이순수 역을 맡은 이태임이 다소 당황스러운 논란을 일으킨 것. 그는 출연 중인 MBC 예능프로그램 ‘띠동갑내기 과외하기’에서 함께 출연한 쥬얼리 예원에게 욕설을 했다고 알려졌고, 이후 이 프로그램을 하차하며 구설수에 올랐다. 앞서 이태임은 건강상의 문제를 이유로 드라마 녹화에도 불참한 바 있어 관련 의혹을 더욱 부추겼다. 결국 '욕설 논란'은 이태임의 공식적인 사과로 끝났지만 이는 드라마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끼쳤다. 주요 인물 중 한 명이었던 그의 출연분이 사실상 줄어들게 된 것.
지금까지 '내 마음 반짝반짝'이 걸어온 길은 한편의 비극이다. 이 드라마처럼 작품 자체에 대한 논의보다 외부적인 이슈들이 더 화제가 된 케이스는 많지 않을 것이다. 이제 막 16회까지 방송된 이 드라마가 가야할 길은 멀다. 과연 '내 마음 반짝반짝'이 논란을 견뎌내고 재조명을 받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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