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한나 “베드신, 노출보단 감정연기 고민이었죠”[인터뷰①]
OSEN 김경주 기자
발행 2015.03.11 15: 49

강렬한 데뷔다. 엄밀히 말하면 이번 작품이 그의 ‘첫 번째’ 작품은 아니지만 엔딩 크레디트에 자신의 이름을 크게 내걸고 긴 시간 관객들과 호흡하는 작품은 이번이 처음이다.
배우 강한나는 ‘순수의 시대’에서 복수를 꿈꾸지만 진정한 사랑 때문에 흔들리는 기녀 가희 역으로 강렬하고도 파격적인 데뷔를 알렸다. 영화를 본 관객들 사이에선 ‘은교’ 때만큼의 신선함 때문인지 ‘제2의 김고은’이 되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들도 솔솔 흘러나오고 있다. 그만큼 인상적이다.
하지만 그에게 보내는 우려의 시선도 있다. 때는 2013년 제18회 부산국제영화제가 열렸던 당시, 강한나는 엉덩이 골이 보이는 파격적인 드레스를 입고 레드카펫에 나타나 플래시 세례를 받은 바 있다. 그랬던 만큼 ‘순수의 시대’에서 노출, 그리고 베드신을 선보이는 것에 대해 이미지가 굳어지지 않을까 하는 걱정들이 그것.

그러나 노출을 위한 베드신이 아니기 때문에 걱정 없었다는 강한나는 연기에 대한 생각이 확고했다. 노출을 위한 노출이었다면 두려웠을 것 같다는 그는 인물들의 감정선이 세세하게 적혀 있는 ‘순수의 시대’ 시나리오를 보고 놀랐다며 노출보단 오히려 베드신을 통해 표현되는 인물의 감정을 제대로 전달할 수 있을까가 걱정이었다고 했다.
“부산영화제 때 제가 입었던 드레스도 노출이라고 생각 안 하고 우리 영화 속 장면도 노출이라고 생각 안 해요. 드레스는 디자이너 분의 철학이 담긴 예술작품이라고 생각했어요. 아름다운 드레스를 만드시는 선생님의 새로운 철학이 담긴 드레스를 입어보는 것이었기 때문에 그 철학을 잘 표현해야 겠다는 생각이 컸죠. 이번에도 시나리오를 읽을 때 이렇게 감정선이 적혀있는 베드신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감정선이 섬세하게 글로 적혀있었어요. 감성적인 터치가 많이 됐었기 때문에 ‘그런 부분이 잘 표현돼야 되겠다’라는 생각이 있었죠. 그렇기 때문에 노출을 위한 베드신이라기 보단 인물의 감정과 상황과 변화되는 감정선, 두 인물의 관계 이런 이야기가 담겨져 있는 장면이라고 생각해서 그걸 표현할 수 있을까에 대한 오히려 부담이나 고민은 있었어요. 노출을 위한 노출이라면 두려움이 있었겠지만 하기로 한 이후부터는 내가 느끼는 이 감정선을 잘 표현할 수 있을까 걱정과 두려움이 있었죠.”
베드신에도 감정을 담아야 할 만큼 ‘순수의 시대’에서 가희 캐릭터는 감정적으로 굉장히 복잡한 캐릭터다. 천진난만했던 과거 시절과 큰 사건으로 인해 망가지는 삶, 이후 복수를 꿈꾸는 여인, 그러던 중 만난 남자와의 사랑, 거기서 오는 혼란 등 가희는 한 마디로 정의하기 힘든 인물이다. 때문에 강한나는 무척이나 힘들었다고 했다. 그렇지만 그만큼 복잡한 인물을 표현할 수 있었던 사실에 감사하다고 말했다.
 
“정말 복합적이고 심경 변화, 목적 변화가 많은 인물이었어요. 진짜 고민에 고민을 거듭했죠. 원래 제가 생각이 많은 편인데 가희라는 캐릭터까지 더해지니까 정말 미치겠더라고요(웃음). 가희라는 인물은 양파 같아서 새로운 모습을 자꾸만 보여주는데 제 안에서 유형화되거나 정의가 안 되니까 정말 힘들었죠. 가희를 만나기 위해 노크하고 어떤 애인지 정말 붙잡고 매달리고 싶을 정도였어요. 그렇게 복잡 미묘하고 다양한 모습을 표현할 수 있는 게 큰 고통이자 큰 감사함 이예요. 힘들지만 뜻 깊었던 작업이었어요.”
어려웠던 작업을 대한 강한나의 무기는 ‘진심’이었다. 자신이 진정으로 이 인물이 되지 않으면 관객이 눈치 챌 것만 같았다. 때문에 시작부터 끝까지 강한나는 공부에 공부를 거듭했다. 덕분에 ‘순수의 시대’ 가희는 그렇게 탄생했다.
“우선 감정 잡아가나는 일을 시작부터 끝까지 했어요. 기둥부터 탄탄하게 세워야 했죠. 이걸 탄탄히 안하면 흔들리니까 제대로 하기 위해 심도 있게 인물들의 관계에 대한 전사를 확실하게 생각했어요. 그리고 가희의 트라우마와 상처들을 첫 번째, 머리로 이해하고 그 다음 마음으로 느끼려고 했죠. 그 부분이 힘들었어요. 그래서 가희 정서에 맞는 음악을 듣기도 하고 그림을 보기도 했어요. 비슷한 레퍼런스를 찾아본 건 없고 책을 찾아본다던지 주위 사람들로부터 어머니를 잃은 것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본다던지 그렇게 좀 더 인물에 대해 고민하고 내가 이 삶을 살았던 사람이라 생각하고 이입하려하고 노력했어요.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았죠. 모든 걸 다 쏟아 부어야 나올까 말까하는 인물이 가희라고 생각했어요. 진정으로 느끼지 않으면 표현도 안 되고 공감도 안 될 것 같았으니까요.”
②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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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경훈 기자 rumi@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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