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경은과 SK의 '히든카드', 적장도 칭찬
OSEN 우충원 기자
발행 2015.03.12 05: 59

감췄던 무기는 분명하게 상대를 압박했다. 비록 승리를 거두지는 못했지만 SK의 빅포워들은 제 몫을 충분히 해냈다.
SK는 11일 열린 2014-2015 6강 PO 2차전서 패했다. 75-76의 패배였다. 승리를 거둔 전자랜드 유도훈 감독은 "오늘은 진 경기라고 생각하겠다. 정말 SK가 준비를 잘 하고 나왔다"고 말했다. 전자랜드의 주장이자 결승득점을 뽑아낸 리카르도 포웰도 "힘든 경기였다. 우리가 패할 것이라는 생각을 하고 있었다. 스틸을 제외한 모든 부분에서 SK에 뒤졌다"고 말했다.
적이 쉽게 상대에 대해 칭찬을 하는 경우는 드물다. 특히 승부사인 유도훈 감독과 포웰이 상대에 대해 혀를 내둘렀다. 이유는 분명하다. SK가 그만큼 착실히 준비했다.

애런 헤인즈 부상으로 비상이 걸린 SK는 코트니 심스를 이용한 정통 농구를 펼쳤다. 그러나 전반만 하더라도 전자랜드의 준비가 더 좋은 것으로 나타났다. 유도훈 감독은 주태수를 선발로 출전시켜 심스의 체력을 소진 시켰다. 부담이 큰 상황을 이겨내기 위한 방법이었다. 효과적이었다. 유도훈 감독의 생각은 2쿼터서 그대로 적중했다. 심스의 체력이 떨어지면서 전자랜드가 경기를 뒤집었다.
하지만 SK 문경은 감독은 비장의 무기를 숨겼다. 바로 국내 선수들로 라인업을 만들어 낸 것. 3쿼터 중반 SK는 김선형을 시작으로 박상오-김민수-박승리-최부경으로 경기에 임했다. 부담이 커 보였지만 문 감독의 작전은 적중했다. 높이에서 뒤지지 않은 SK의 빅포워드진은 전자랜드의 공격을 잘 막아냈다. 외국인 선수들도 잘 막아내면서 경기를 뒤집었다.
흐름도 잘 이어갔다. 주도권을 잡은 후 심스를 다시 투입해 유리하게 경기를 이끌었다. 김민수의 점퍼가 성공하며 승리를 눈 앞에 둔 것 같았다.
하지만 자유투가 문제였다. 김선형-박승리는 4개의 자유투를 모두 성공 시키지 못했다. 전자랜드는 기회를 얻었고 포웰은 경기를 끝냈다.
일장춘몽 같은 꿈은 아니었다. SK는 분명하게 전술을 만들었고 적중했다. 하지만 결과는 원하는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자유투가 발목을 잡았다.
 
그동안 SK는 헤인즈와 김선형의 팀으로 알려졌다. 또 특별한 전술도 없다는 비야냥까지 들었다. 그러나 이날 경기는 완전히 달라졌다. 심스를 잘 이용했고 빅포워드들로 경기를 만들었다. 결과가 중요하지만 문경은 감독과 코칭 스태프 그리고 선수들은 분명 자신들이 준비한 농구를 펼쳤다.
비록 2연패에 빠졌지만 SK는 새로운 무기가 있음을 증명했다. 2차전서 새로운 전술을 보여준 SK는 3차전서도 새로운 준비를 할 전망이다. 과연 SK가 어떤 전술로 3차전을 맞이하게 될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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