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L 취재 중인 한명재 캐스터, "방송인도 스프링캠프 중요"
OSEN 박승현 기자
발행 2015.03.12 05: 00

[OSEN=글렌데일(미국 애리조나주), 박승현 특파원]메이저리그 스프링캠프에서 MBC 스포츠 플러스의 한명재 캐스터를 만났다. 아니 일주일 남짓한 기간 동안 계속 보게 됐다. 수 많은 취재진 속에서도 유독 눈에 띈다. 방송에서 보는 유명인이어서만이 아니다. 유독 진지한 모습으로 선수들의 훈련과 경기를 지켜보고 있거나 감독, 선수들과 대화를 나누고 있는 사람이 있어 다시 보면 그다. 의당 들려있어야 할 마이크 대신 ‘취재’를 위한 것들이 손에 들려 있다. 이런 저런 자료나 수첩, 볼펜 들이다.
첫 걸음부터 시작하면 메이저리그와 함께 한 세월이 18년이다. 2013년 부터는 한국의 야구팬들이 류현진의 활약상을 볼 때 마다 늘 함께 하는 목소리이기도 하다.
한 캐스터는 지상파와 케이블을 넘나들며 메이저리그 중계 뿐 아니라 한국프로야구 중계도 함께 하고 있으니 어쩌면 봄부터 가을까지 우리 귀에 가장 익숙한 음성일 수도 있겠다.

12일(한국시간)애리조나주 글렌데일 카멜백렌치에서 스포츠 캐스터의 메이저리그 스프링 캠프 취재에 대해 들어봤다. 개인적으로는 6,7년 만에 경험한 전파가 아닌 공기를 타고 오는 가장 듣기 좋은 모국어 이기도 했다.  
-메이저리그 중계를 맡고 있기는 하지만 스프링 캠프를 현지에서 봐야 하는 특별한 이유가 있는지
▲가끔 받는 질문이다. 해설위원들은 야구선수 출신이고 나는 그렇지 않으니까 아무래도 선수들의 컨디션이나 팀 전력을 알아야 할 필요가 있다. 또 해설위원들하고 같이 시즌을 시작하고 같이 끝내는 경우가 많아서 되도록 같이 움직이려고 노력한다 (MBC 허구연 해설위원은 메이저리그 캠프가 열리기 전부터 애리조나에 머물고 있고 민훈기 해설위원도 최근 취재를 마치고 귀국했다).
그래서 2001년부터 메이저리그 캠프를 직접 와서 취재했다. (취재한)많은 것을 방송에 표현해야 하다 보니까 회사에서도  현지 취재가 좋을 것 같다고 판단했다. 감사하게 생각한다. 
-국내야구 중계도 하고 메이저리그 중계도 함께 하다 보면 알고 있어야 할 것이 엄청 날 것 같다. 메이저리그 구단만  30개 팀 아닌가.
▲1997년부터 야구중계를 했다. 이전에는 국내프로야구나 메이저리그 둘 중 하나만 했다. 둘 모두 중계를 맡은 것이 이제 3년째다. 뉴스도 그렇고 (알아야 할 정보가)워낙 방대해서 시간 할애를 많이 하려고 하는데 역부족이다.
-현장에서 보면 다른 방송관계자들과도 또 다른 모습이다.
▲다른 분들은 어찌 보면 바로 프로그램을 제작해야 되니 인터뷰도 해야 되고 여러 가지 프로그램을 현지에서 제작해 가는 상황이다. 내 경우는 길게 보면서 중계에 녹여내야 하니까 선수들이 어떻게 뛰고 있고 감독, 프런트에서 어떻게 선수들을 생각하고 있는지 보려고 노력한다.
또 현지에 와 있는 동안 허구연 해설위원이나 민훈기 해설위원하고 하고 많이 이야기 하려고 노력한다.  비시즌 때는 많이 만나지 못하지만 시즌이 되면 가족처럼 거의 5일에 한 번씩, 또 국내 프로야구 중계일정이 잡히면 3일 내내 같이 다녀야 한다. 서로 의견도 조율하고 이분들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지 알려고 한다. 똑같은 선수를 봐도 각자 생각이 다를 수 있으니까. 그런 부분을 어떻게 융화시킬 수 있을지 많이 고민하게 된다.
선수나 감독에게 스프링캠프가 중요하듯이 방송하는 사람들에게도 스프링캠프가 중요하다.
-메이저리그 선수들하고 접촉은
▲국내에서 뛰었던 선수들이나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선수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편이다. 루키들 중 아는 선수 중에는 봤다고 이야기 하기도 하고. 개중에는 중계했던 선수들도 있다.
이 일을 하면서 보람 있는 것 중 하나는 메이저리그에서 봤던 선수들이 한국에 온다는 사실이다. 선수들에게는 아쉬울 수도 있지만.
작년에 중계 도중 부상을 당해 크게 걱정했었는데 텍사스 레인저스에서 롯데 자이언츠로 온 짐 아두치를 지난 주 일본 캠프에서 만났다. 롯데 1번 타자로 준비 중이던데 반가워서 몸 괜찮으냐고 물었더니 괜찮다고 하고 추신수 이야기를 많이 해줬다. 
-취재 중 만났던 가장 기억에 남는 메이저리거는(한국선수 빼고)
▲굉장히 많다. 몇 번 이야기 하기도 했는데 놀란 선수 중 하나는 마이크 피아자이다. 국내에서는 굉장히 이미지가 좋지 않았지 않나. 송구능력도 떨어지고 박찬호와 짝도 이루지 못했고.  피아자가 뉴욕  메츠에서 뛸 때 서재응 취재를 하러 갔다가 우연히 대화 했다. 굉장히 야구관도 깊고 생각도 많았다. 투수에 대한 주관도 강해서 이 선수는 좋은 방송인이나 좋은 지도자가 될 수 있겠다 고 생각한 적이 있다. 겉보기 이미지와 이야기 해본 후 이미지는 참 다르구나 하는 것을 그 때 많이 느껴서 가능하면 선수들하고 대화를 해보려고 노력한다.
-강정호가 올 해 메이저리그로 왔다.
▲강정호, 류현진, 김광현 다 잘하는 선수들이기도 하지만 개인적으로도 소중한 친구들이다.  2005년부터 국내 프로야구 중계를 시작했는데 그 직전에 이 선수들이 청소년 대표를 했고 그 때 중계방송을 맡았다. 2005년 초반이니 아마 고2, 고3 들이었는데 대화를 많이 나눴다. 국내프로야구 중계를 시작하고 이 선수들도 프로에 입단하면서 다 아는 선수들이니까 건강걱정도 해주고 만날 때 마다 이야기를 나누곤 했다. 이런 선수들이 메이저리그에 오니까 부모는 아니지만 내가 다 뿌듯한 그런 마음이다. 
강정호도 지난 시즌 중 계속 봤지만 아마 메이저리그에서도 연착륙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갖고 있다.
-이왕이면 추신수, 류현진 둘의 올 시즌에 대해서도 전망을 해준다면 (한 캐스터는 자신은 전문가가 아니라며 여러 번 사양 끝에 이야기를 시작했다).
▲추신수는 부상 때문에 쉬었으니까 올 해는 팀도 팀이지만 본인이 자존심도 강한 선수이고 해서 좋은 성적을 내지 않을까 이런 기대를 하고 있다. 특히 직접 스프링캠프 현장을 보니까 팀 분위기가 좋았다. 선수들끼리는 아주 좋은 분위기였다. 감독이나 프런트는 다르빗슈 유의 부상 때문에 걱정하는 빛이 역력했지만. 추신수의 자존심도 있고 전체적으로 팀 타선이 괜찮기 때문에 시너지 효과도 충분히 얻을 수 있을 것 같아서 기대가 상당히 크다. 몸 상태만 허락한다면 좋은 성적을 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류현진은
▲꾸준히 성적을 내고 있는 상황이다. 그래도 사실 두 번째 시즌도 걱정이 됐지만 세 번째 시즌이 더 걱정이 된다. 본인은 걱정 하지 않는 것 같기는 하던데 아무래도 같은 지구 팀들과 3년째 만나는 상황이 된 것 아닌가. 류현진에 대한 스카우팅 리포트도 그만큼 다 돼 있을 것이고.
물론 류현진의 기량이나 성적이 굉장히 뛰어나기는 하지만 또 한 번 슬기로운 대처가 필요하고 이런 점에서 3번째 시즌이 굉장히 중요할 것 같다. 성적과 함께 류현진이 메이저리그에서 롱런하기 위해서는 안정된 모습을 좀 더 보여줘야 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 이런 생각도 갖고 있다. 본인도 내색은 잘 하지 않아도 마찬가지 생각을 갖고 있을 것 같다.
-올 해도 TV 화면을 통해  많은 시청자들을 만나게 되는데 어떤 점에 특히 신경 쓰는지.
▲캐스터의 가장 중요한 역할은 현장의 분위기를 어떻게 전달해 드리느냐라고 항상 생각한다. 사실은 현장에서 중계하는 것이 개인적으로는 편하고 좋다. 왜냐하면 스튜디오에서 그림을 갖고 전달하는 것은 조금 한계가 있다. 사정상 어쩔 수 없지만 되도록이면 더 많은 정보, 뉴스, 지금 상황에 대한 분위기 이런 것들을 어렵기는 하지만 전달하려고 한다.
국내 프로야구 중계 할 때도 현장 분위기가 가장 중요하다고 느끼고 있고 선수들이 생각하는 것 혹은 감독이나 프런트가 생각하는 것 이런 것들이 경기에 잘 녹아들 수 있게 노력하고 있다.
시청자들이 보시면서 좀 더 현장감 있다고 느끼시고 현장에서 어떤 일이 진행되고 있고 어떤 것을 보여주려 하는구나 하는 것들을 알 수 있게 하는 것이 캐스터의 역할이다. 아울러 좋은 방송을 할 수 있는 어떤 척도인 것 같기도 해서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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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렌데일(애리조나),곽영래 기자 young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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