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 불펜, ERA 0.57에 가려진 '숨은 과제'
OSEN 이상학 기자
발행 2015.03.12 09: 30

한화는 지난해 시즌 초반 불펜 난조 때문에 어려움을 겪었다. 다 잡은 경기를 마무리하지 못해 역전패하며 꼬이기 시작했다. 선발 못지않게 불펜을 완성하는 게 중요한 과제다. 
시범경기에서 한화 불펜은 순조로운 모습이다. 한화는 시범경기 3경기에서 14실점했는데 그 중 13점이 선발에서 나온 것으로 불펜이 15⅔이닝 동안 내준 점수는 1점에 불과하다. 불펜 평균자책점 0.57. 지난 11일 대전 SK전에서 7회 허유강이 이재원에게 맞은 솔로 홈런이 한화 불펜의 유일한 실점이었다. 
지난해 필승조 트리오를 구축했던 안영명·박정진·윤규진이 아직 투입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고무적인 결과다. 권혁과 송창식이 위력적인 투구로 부활 가능성을 알렸고, 허유강·최우석 등 지난해까지 1군 전력이 아니었던 투수들도 좋은 페이스를 보이고 있다. 베테랑 마일영, 신인 김민우도 제 역할을 했다. 

그러나 불펜은 평균자책점만 봐서는 안 된다. 구원투수들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말 그대로 '구원'의 의미에 있다. 위기 상황에서 올라와 얼마나 실점 없이 막아낼지가 중요하다. 그런 의미에서 한화 불펜은 아직 완벽함과 거리가 멀다. 선발투수들에게 넘겨받은 승계주자를 모두 실점으로 연결했기 때문이다. 
지난 7일 대전 LG전에서는 선발 미치 탈보트가 5회 2사 1·2루에서 내려갔는데 뒤이어 나온 임경완과 최우석이 연속 적시타를 맞고 2실점했다. 8일 LG전에는 선발 이태양이 4회 1사 1·2루에서 구원 정대훈에게 마운드를 넘겼는데 최승준에게 좌중간 가르는 2타점 2루타를 맞으며 역전을 허용하고 말았다. 
11일 SK전에서도 선발 쉐인 유먼이 1사 3루에서 강판돼 유창식이 구원등판했다. 그러나 이명기 타석에서 2구 직구가 포수 키 넘어 백네트로 향하는 폭투를 던져 3루 주자의 홈인을 허용했다. 즉 구원투수들이 선발투수의 책임주자 5명을 모두 실점으로 연결했다. 승계주자 실점률만 놓고 보면 실망스럽다. 
지난해 한화는 불펜 평균자책점이 무려 6.28로 리그 최악이었다. 승계주자 실점률도 43.3%로 리그에서 두 번째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자신의 실점은 물론 앞선 투수들의 점수까지 내줬다. 위기에서 투수 교체를 했지만 결과가 안 좋았다. 아직 시범경기이지만 이 부분만 보면 작년과 다를 바 없어 보인다. 
하지만 이 역시도 만들어가는 과정이다. 한화 김성근 감독은 "지금 불펜 멤버가 전부 1군에 들어올 수 있는 건 아니다. 시범경기이기 때문에 테스트를 하고 있다"며 "상황에 따라 어떻게 하나 보고 있다. 이 상황에 써도 되는지, 쓰면 안 되는지를 알아가는 것이다. 타자와 어떻게 승부하고, 상대 팀에게는 얼마나 통하는지도 봐야 한다"고 말했다. 1군이 확정되지 않은 불펜투수들에겐 시범경기가 생존 경쟁의 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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