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굴의 의지로 늘 새로운 무대에 도전하는 최향남(44)이 이번엔 오스트리아행을 택했다. 비록 세미프로팀이지만, 최향남은 계속 마운드에서 공을 던지겠다는 의지를 표했다.
오스트리아의 세미프로팀인 다이빙 덕스는 10일 최향남의 입단을 공식 발표했다. 2008년 SK에 입단한 뒤 고양 원더스를 거쳤던 투수 황건주(26)도 함께 다이빙 덕스에 입단했다. 다이빙 덕스는 이들의 환영 파티를 계획하고 있다. 또한 바로 다음 날(11일) 한국 언론의 관심에 대해 다루는 등 두 선수의 입단을 적극 반기고 있다.
무엇보다 한국 나이로 45세가 되는 최향남의 도전이 눈에 띈다. 최향남은 1990년 해태에 입단해 통산 16시즌 동안 293경기서 54승 70패 24세이브 14홀드 평균자책점 4.05을 기록했다. 또한 미국 무대에 3번이나 도전하며 트리플A 3시즌 동안 통산 79경기(188⅔이닝)서 18승 9패 평균자책점 2.81로 활약한 바 있다. 지난해 1월에는 고양 원더스에 입단하며 현역 생활을 이어갔다.

원더스 해체 이후엔 소속팀을 찾지 못했다. 하지만 최향남은 꾸준히 몸을 만들면서 마운드에 오를 생각을 하고 있었다. 마침 롯데 이용훈 코치로 인해 오스트리아 세미프로팀 다이빙 덕스에 대해 알게 됐고 현재 다이빙 덕스의 감독직을 맡고 잇는 하승준씨와 직접 연락이 닿았다. 최향남은 “사실 오스트리아 야구에 대해 잘 모른다. 하지만 이용훈 코치가 ‘아는 동생이 그쪽에 있는데, 가볼 생각이 있느냐’고 물었다. 직접 이야기를 해봤는데 괜찮다 생각해서 가게 됐다”고 말했다.
최향남은 한·미·일 야구에 이어 또 새로운 도전을 하게 됐다. 그러나 스스로는 ‘새로운 도전’이라 생각지 않는다. 그는 “도전보다는 야구 생활을 마무리도 해야 하고, 아니면 내년에 대한 새로운 희망도 가져야 하는 상황이다. 따라서 올해는 오스트리아에서 지내봐야겠다는 생각을 가지게 된 것이다”고 답했다.
그가 야구공을 놓지 못하는 이유는 마운드에서 뛰고 있을 때 은퇴를 하고 싶기 때문이다. 최향남은 “왜 은퇴를 하지 않나고요?"라며 "공을 던지면서 은퇴를 하고 싶은 생각이 있다. 유럽은 한 번도 안 가본 곳이다. 어떻게 보면 여행 삼아 가는 것이기도 하고, 다른 한편으로는 이를 통해 기회가 생기면 더 좋은 모습으로 마운드에 설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고 밝혔다.
또한 지금까지 쌓은 경험들을 마운드에서 모두 쏟아 내고 싶다는 것이 그의 생각. 최향남은 “아직 마운드에서 ‘이 정도면 됐다’는 생각이 안 들었던 것 같다. 지금까지 경험한 것들, 기술적인 부분들을 마운드에서 확실하게 해보고 싶다. 직접 해보니 내가 생각하는 걸 마운드에서 전부 해보는 것이 쉽지 않았다. 따라서 그게 가능하도록 하는 시간을 가져보고 싶었다”고 전했다.
마지막으로 최향남은 오스트리아 야구에 대해 “수준 정도만 들었다. 새로운 경험을 해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다”고 말한 뒤 “그럴 상황은 아닌 것 같은데, 팀이 기대를 많이 해 부담이 되기도 한다. 하지만 팀이 불러줬으니까 최대한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 또 나 자신에게도 큰 도움이 되는 시간을 가지고 싶다”는 각오를 밝혔다.
한편 최향남은 제주도에서 개인 훈련을 소화한 뒤 24일 오스트리아행 비행기에 몸을 싣는다. 과연 ‘풍운아’ 최향남의 도전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또 언제까지 마운드에서 공을 뿌릴 수 있을지 관심이 모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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