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가 잘 잡았다는 생각이 들더라”
김경문 NC 감독은 12일 마산구장에서 열린 SK와의 시범경기를 앞두고 상대 외국인 타자 앤드류 브라운(31)에 대한 인상을 이야기했다. 외국인 선수를 지금 현 시점에서 평가하기는 힘들다는 전제를 달았지만 스윙 자체에 대해서는 주목했다. 그런 브라운이 3경기 연속 대포를 쏘아 올리며 성공 예감 지수를 한층 높였다.
브라운은 12일 NC와의 경기에서 1-0으로 앞선 1회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상대 선발 이태양의 130㎞ 직구를 잡아 당겨 좌측 담장을 넘기는 솔로홈런을 쳐냈다. 맞는 순간 홈런임을 직감할 수 있는 타구였다. 8일 사직 롯데전, 11일 대전 한화전에서 각각 홈런을 쳐낸 브라운은 3경기 연속 홈런포를 가동했다. 8회 안타를 추가해 끝내 멀티히트를 기록하기도 했다. 시범경기이긴 하지만 분명 기대치를 한층 끌어올리는 활약이다.

김경문 감독이 경기 전 칭찬한 내용 그대로였다. 김 감독은 브라운에 대해 “비디오로 봤는데 다른 외국인 선수와는 스윙이 조금 다르다. 외국인들이 주로 큰 스윙으로 실투를 받아 넘긴다면, 브라운은 짧은 스윙인데도 홈런을 치더라”라면서 “SK가 잘 잡았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첫 감상을 털어놨다.
브라운은 메이저리그(MLB) 경력이 많지는 않으나 트리플A 무대에서 세 차례나 20홈런 이상을 친 중장거리포다. 사실 압도적인 위압감을 주는 신체조건은 아니다. 182㎝에 90㎏로 평범한 수준이다. 그러나 공을 맞힐 때 힘을 싣는 능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았다. SK가 주목한 것도 이 점이었다. 정확성과 장타율을 모두 기대할 수 있는 조건이었다. 그리고 실제 브라운은 그런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타구 방향이 고르다는 점도 긍정적이었다. 롯데전에서는 우측, 한화전에서는 중앙, 그리고 이번 NC전에는 좌측을 향해 대포를 발사했다. 외국인 타자를 상대로 극단적인 시프트를 쓰는 경우도 있는데 브라운의 경우는 그러기가 까다롭다는 것이 야구 관계자들의 평가다.
하지만 브라운은 아직도 “현재는 투수들의 공을 최대한 보는 단계다. 홈런은 좋은 타이밍에 좋은 스윙이 만나면 나오는 법”이라며 차분하게 시즌을 내다보고 있다. 지난해 루크 스캇이 기대에 미치지 못하며 한숨을 내쉬었던 SK가 브라운의 차분한 준비 속에 희망을 찾아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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