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스페셜’이 돌아왔다. 새로운 느낌을 주기 위해 2015와 시즌1이라는 이름을 달았다. 단막극의 필요성은 드라마 관계자라면 누구나 강조하는 바지만, 실제로는 미니시리즈나 그 밖의 기존 드라마 포맷에 비해 시청자들의 관심을 많이 받지 못하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시의성과 시사점이 높다면 단막극 역시 호평 속에 그 가치를 인정받는 경우가 많다. KBS 1TV 설특집 단막극 '눈길'이 그랬다. 새롭게 찾아온 ‘드라마 스페셜’의 첫번째 작품 ‘가만히 있으라’는 현실적인 시사점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작품으로 명품 드라마의 가능성을 보였다.
이문식은 11일 오후 서울 여의도 KBS 별관에서 진행된 KBS 2TV ‘드라마 스페셜 2015’ 시즌 1의 첫 작품인 2부작 ‘가만히 있으라’의 기자간담회에서 단막극의 가치에 대해 “일반 드라마가 다룰 수 없는 소재, 다가가지 못하는 ‘퀄리티’를 뽑아내는 것, 실험이란 부분이 많은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드라마라고 생각을 안 하고, 한편의 영화라 생각하고 접근했다. 불리한 상황이긴 하지만 누구한테도 항변할 수 없다. 찍히면 끝이다. 제작비가 적은 만큼 연기할 수 없는 거니까”라며“ ”다른 드라마도 그렇지만, 강도 면에서 엄청나게 높다. 희열이 있다. 해냈구나가 있고, 단편의 가장 큰 의미는 다른 프로는 건드릴 수 없는 소재와 ‘퀄리티’가 있다는 점이다“라고 설명했다.

또 연출을 맡은 김종연PD는 같은 질문에 대해 “대본을 돌렸는데 제작비 규모가 45억 정도 나오겠다고 하더라”라고 말문을 열어 웃음을 줬다. 이어 “작은 예산의 제작비와 한정된 시간에 촬영을 하는 게 고통스러울 때가 있다. 최선의 것 뽑기 위해 다시 가거나 결정해서할 수 있는 게 있어야겠지만, 그럴 여건은 아니다”라면서도 “단막의 가치가 있기 때문”이라며 단막극이 계속 만들어져야 함을 강조했다.
상반기 선보이는 ‘드라마 스페셜 2015’ 시즌1은 ‘가만히 있으라’(극본 손세린 연출 김종연), ‘바람은 소망하는 곳으로 분다’(극본 홍순목 연출 김용수), ‘머리심는 날’(극본 백은경 연출 유종선), ‘웃기는 여자’(극본 이정민 연출 김형석) 등 총 4편으로 구성됐다.
그 중 첫 번째 편인 ‘가만히 있으라’는 묵묵히 열심히 살다 보면 언젠가는 그에 대한 보상이 있을 것이라는 믿음을 갖고 사는 강력계 형사 박찬수가 딸의 실종을 겪으며 벌어지는 일을 그린 작품. 이문식이 극 중 아내와 사별하고 홀로 딸을 키우는 강력계 형사 박찬수 역을 맡았고, 이주승은 극 중 전과가 있는 소년범이지만 형사 찬수의 도움으로 새 인생을 살아보려고 노력 중인 성인 고등학생 양준식 역을 맡았다.
제목이 풍기는 분위기처럼 ‘가만히 있으라’는 다소 무거운 주제를 다루고 있는 작품. 세월호 사건을 떠올리게 하는 이 제목에 대해 김PD는 “소재상으로 연결되는 건 없다”며 “다만 작가님이 그 사건이 줬던 일들에 대해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었던 것 같다. 영감이라 할 있고, 주제적으로 볼 때 모티브, 동기가 됐다”고 밝혔다.
또 이문식은 “내가 내 나름대로 해석해 볼 때 시대상황과 맞물릴 수 있다. 제목이 시사하듯, 가만히 있으라는 상당히 많은 의미를 내포한다”며 “분노를 하지 못하는 것이 얼마나 많은 문제를 야기 시킬 수 있느냐. 착하게 사는 게 모든 걸 다 해결할 수 있지는 없지 않느냐에 대한 이야기다. 가만히 앉아 보기 힘든 드라마다. 먹먹하고, 답답하고 분노가 치미는 드라마”라고 해피엔딩이 없다고 미리 알리기도 해 눈길을 끌었다.
한편 ‘가만히 있으라’는 오는 13일 오후 9시 30분 50분씩 2회 연속 방송될 예정이다.
eujenej@osen.co.kr
KB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