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J 25주년' 배철수, 1만 8천 시간의 위로 그리고 팝[종합]
OSEN 황미현 기자
발행 2015.03.12 14: 57

"하루에 안 좋은 일이 있었던 사람, 직장에서 학교에서 지쳤던 사람들이 퇴근 길에 피식 한 번 웃을 수 있다면"
배철수가 '배철수의 음악캠프'를 지켜나가는 이유다. 퇴근 길에 좋은 음악을 듣고 실없는 농담에 피식 웃어준다면 만족한단다. 배철수가 25년간 디스크자키로서 끊임 없는 사랑을 받은 이유는 어쩌면 대단한 이유가 아니다. 무려 1만 8천 시간 동안 배철수는 그렇게 퇴근길에 사람들을 위로했다.
배철수는 지난 1990년 3월 19일 첫 방송 이후 25년간 대중에게 다양한 팝 음악과 관련 전보를 제공해왔다. 지금까지 수많은 국내의 유명인들은 물론 딥 퍼즐, 메탈리카, 블랙 아이드 피스, 제이슨 므라즈 등 세계적인 팝 스타들이 이 프로그램이 출연했다. '배철수의 음악캠프'가 아닌 곳에서는 과거의 팝을 찬양했다면, 배철수는 계속해서 현존하는 좋은 팝들을 소개했다. 이는 25년 동안 꾸준하게 다양한 연령층을 사로잡는 이유다.

배철수는 "청취자들은 25년 전에도 젊은 프로그램이었다. 25년이 지났는데도 늙은 프로그램이 아닌, 젊은 청취자들이 많다. 20~40대들이 주 청취자다. 대한민국 라디오 프로그램 중 내 프로그램이 가장 청취층이 넓다. 주도적으로 프로그램을 듣는 세대들이 10대부터인데, 아마도 이런 프로그램은 우리밖에 없지 않나 싶다. 다양한 세대, 다양한 직업을 가진 이들이 내 프로그램을 듣는 것에 자부심을 느낀다"고 소감을 말했다.
같은 음악일지라도 배철수가 소개해주는 음악은 느낌이 달랐다. 대다수의 사람들이 "해가 예쁘게 지고 있네요"라며 자연스럽게 어우러지는 팝을 틀어주는 남자 배철수에게 따뜻한 토닥임을 느꼈을 것이다.
이에 정찬형 PD는 "스토리가 있는 DJ 프로그램이다. 같은 음악이어도 배철수가 들려주는 음악이 다르다. 배철수의 리얼리티로서의 음악 캠프다. 재미를 주고 즐거움을 주는 것 같다"고 밝혔다.
 
오랜 기간 DJ로서 활약한 배철수는 점점 음악이 사라져가는 라디오에 대해 아쉬움을 드러내면서도 대중의 기호가 변한 것을 수용하는 모습을 보였다. 배철수는 "라디오에서 음악이 많이 나오지 않는 것은 맞다. 내 경우에도 배철수 음악 캠프 초기에는 음악이 20여곡 나갔다. 지금은 음악을 많이 낸다고 내도 15곡 정도 밖에 못낸다. 5곡 나갈 동안 내가 이야기를 한다. 그럼에도 배철수의 음악캠프가 라디오 프로그램 중에는 음악을 많이 내는 편이다. 사람들이 음악만 많이 내면 잘 안듣는다. 그게 이유다. 대중의 기호에 따라 이렇게 됐다. 오다보니 반작용도 생긴 것이다"고 설명했다.
배철수는 인생의 많은 부분을 디스크자키로 살았다. 이제 그에게 라디오는 뗄레야 뗄 수 없는 삶의 일부다. 친구이자 애인이 된 라디오이기에, 청취자들 역시 그의 애정 가득한 진행을 사랑하고 있다.
배철수는 "라디오는 내 삶 자체다. 친구이고 애인이다. 내 모든 스케줄은 라디오에 방해가 되지 않는 선에서 하고 있다. 다른 일도 라디오에 방해가 되면 안한다"며 "디스크자키는 거의 소멸되어 가고 있는 직업이다. 라디오는 계속될테지만, 과연 진정한 의미의 디스트자키가 계속 나올 수 있을 지는 생각해봐야 한다. 개인적으로 내가 그만두면 영구 폐지 시켰으면 좋겠다"며 웃음을 줬다.
한편 25주년을 축하하는 의미로 준비 중인 특별 생방송 ‘Live is Life’는 오는 13일부터 14,15일 사흘간 계속될 예정이며, 국내최정상 밴드 12팀이 참여하는 것으로 알려져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상암 MBC 골든마우스홀에서 청취자들을 초대해 공연을 진행하고 생방송으로 중계될 이번 축제는 참여팀의 면면이 예사롭지 않아서 기대가 커지고 있다는 평가다.
이번 축제의 첫 날인 13일(금)에는 이승환밴드, 부활, 킹스턴루디스카, 박주원밴드with말로 가 참여하며, 14일(토)에는 넥스트, 시나위, 크라잉넛, 바리abandoned, 마지막 날인 15일(일)에는 장기하와 얼굴들, 강산에밴드, 타니모션, 윈터플레이 등 총 12팀이 3일간 풍성한 밴드 음악을 선보일 예정이다. 또 매일 저녁 6시부터 2시간씩 계속되는 공연실황은 MBC FM4U '배철수의 음악캠프' 시간에 중계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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