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도훈 공들여 키운 정효근, PO에서 빛보다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5.03.13 06: 51

신인 정효근(22, 전자랜드)이 큰 무대서 제대로 사고를 치고 있다. ‘명조련사’ 유도훈(47) 감독 덕분이다.
정규시즌 6위 인천 전자랜드는 2014-2015시즌 KCC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에서 3위 서울 SK를 상대로 적지에서 내리 2연승을 달렸다. 전자랜드는 13일 오후 7시 인천삼산체육관에서 펼쳐지는 3차전에서 4강 진출을 확정짓겠다는 다부진 각오다.
주장 리카르도 포웰을 비롯해 여러 선수들이 다 잘하고 있다. 그중 신인이면서 존재감을 뽐내고 있는 정효근을 칭찬하지 않을 수 없다. 정효근은 지난 9일 치른 1차전서 고비 때마다 3점슛 3방을 터트리며 12점을 뽑아냈다. 신인이라고 믿기 어려울 정도로 대담하게 슛을 올라가는 배짱이 돋보였다. 전자랜드는 무려 14개의 3점슛을 폭격하며 SK를 87-72로 대파했다. 전자랜드의 역대 PO 한 경기 최다 3점슛 신기록이었다. 

2차전에서 정효근은 4쿼터에만 8점을 몰아쳤다. 그는 SK의 장신포워드에 맞서 4리바운드, 3어시스트까지 곁들여 승리의 보이지 않는 힘이 됐다. 경기 후 정효근은 쑥스럽게 수훈선수 인터뷰에 임할 정도로 활약을 인정받고 있다. 인터뷰 중 ‘포주장’ 포웰이 끼어드는 모습이 백미였다.
뒤에서 가장 뿌듯해하는 인물은 역시 유도훈 감독이다. 유도훈 감독은 전자랜드에 부임한 뒤 본격적으로 신인 만들기에 재미를 붙였다. 차바위, 김지완, 김상규 등이 모두 유 감독의 손을 거쳐 기량이 급성장했다.
유도훈 감독의 장기목표는 정효근 ‘국가대표 만들기’다. 애정이 남달라서인지 유도훈 감독은 정효근을 혼내는 경우가 잦았다. 유 감독은 “정효근을 수비 못한다고 눈물 쏙 빠지게 혼내고 왔다. 효근이는 한 번 죽었다가 살아나 봐야한다. 체중을 빼고 스피드를 살려서 완벽히 3번을 보면서 4번도 소화할 수 있는 선수로 만들겠다”면서 혹독하게 정효근을 조련했다.
지옥훈련이 이어졌다. 정효근은 새벽에도 줄넘기를 거르지 않았다. 경기 시작 두 시간 전부터 포웰, 차바위와 함께 슈팅연습을 거르지 않았다. 그 결과 정효근은 큰 무대서 긴장하지 않고 제 역할을 다하고 있다. 유도훈 감독은 “내가 감독하면서 10월에 뽑은 신인에게 이렇게 많은 기회를 주는 것은 처음이다. 한 번 국가대표까지 키워보겠다”면서 계속 채찍질을 가했다.
그 결과 정효근은 플레이오프라는 큰 무대서 야생마처럼 미쳐 날뛰고 있다. '젊은 피' 정효근의 성장은 지켜보는 재미가 쏠쏠하다. 정효근은 3차전에서도 전자랜드의 ‘변수’로 활약이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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