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퍼슨 퇴장’ 잠자던 LG 집중력 되살렸다
OSEN 서정환 기자
발행 2015.03.13 06: 59

LG의 에이스는 데이본 제퍼슨(29, LG)이다. 하지만 제퍼슨 혼자 농구하는 것은 아니었다.
창원 LG는 12일 고양체육관에서 개최된 2014-2015시즌 KCC 프로농구 6강 플레이오프 3차전에서 고양 오리온스에 74-73으로 역전승을 거뒀다. 시리즈전적 2승 1패로 앞선 LG는 남은 시리즈에서 1승을 추가하면 4강에 진출, 정규시즌 챔피언 모비스와 만난다. 
LG는 2차전 다잡았다고 생각한 승리를 놓쳤다. 경기종료 2분을 남기고 70-70으로 맞선 LG는 집중력이 현저히 떨어지면서 72-76으로 승리를 내줬다. 공격에서 지나치게 제퍼슨에게 의존하는 모습이 보였다.

3차전은 정반대였다. 3쿼터 후반 제퍼슨이 스크린을 서는 과정에서 허일영이 걸려 넘어졌다. 심판은 제퍼슨의 공격자 파울을 선언했다. 허일영이 ‘오버액션’을 했다고 생각한 제퍼슨은 흥분했다. 그는 김영환의 만류를 뿌리치고 심판에게 다가가 욕설을 섞어가며 강하게 항의했다. 결국 제퍼슨은 추가로 테크니컬 파울을 지적받았다. 흐름이 오리온스로 넘어갔다.
제퍼슨은 4쿼터 중반 코트로 돌아왔다. 하지만 김동욱을 막다가 퇴장을 당했다. 41-53으로 크게 뒤진 LG는 남은 3분 53초를 제퍼슨 없이 경기를 뒤집어야 했다. 상식적으로 매우 힘든 상황이었다.
이후 LG는 김시래의 속공과 3점슛이 터지면서 추격에 불을 댕겼다. 김시래는 종료 24.5초를 남기고 역전 레이업슛까지 성공시켰다. LG는 거짓말처럼 74-73으로 경기를 뒤집었다.
경기 후 김진 감독은 “2차전에 나왔던 양상이 역으로 나왔다. 제퍼슨이 퇴장을 당했지만 3분 정도 남기고 집중력이 좋았다. 이번 시리즈 중 가장 선수들이 집중했다. 선수들이 투혼을 보여줬다”고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직접 뛴 선수들도 제퍼슨의 퇴장으로 똘똘 뭉쳤다. 김종규는 “예전에 외국선수 두 명이 다 퇴장당해 힘든 경기를 한 적이 있다. 오늘 같은 경우 분위기상 메시가 들어와도 크게 밀릴 것 같지 않았다. 어차피 이렇게 가다가 4쿼터 5분 남기고 승부였다. 10점차 벌어졌을 그것만 생각하면서 따라갔다”며 강한 정신력을 보였다.
결승골의 주인공 김시래는 “제퍼슨의 퇴장으로 부담을 느끼지 않았다. 그 상황에서 (김)영환이 형이 우리를 모아서 잘 이야기했다. ‘여기서 떨어지면 안 된다. 더 강하게 적극적으로 해야 된다’고 했다. 내가 (해결을) 해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비결을 공개했다.
결국 에이스의 퇴장은 LG 선수들에게 ‘내가 안 하면 안 된다’는 해결사 기질을 발휘하게 만든 셈이다. 제퍼슨의 퇴장은 LG에게 긍정적으로 작용했다. 다만 앞으로 제퍼슨이 다시 한 번 흥분한다면 독이 될 수 있다. 김진 감독은 “제퍼슨에게 주의 주고 자제를 시키겠다”며 4차전을 대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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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정송이 기자 ouxou@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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