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로운 방식의 대중 강연 프로그램이 안방극장을 찾았다. 직접 발로 뛴 취재를 바탕으로 한 ‘명견만리’는 다양한 영상과 명쾌한 강연의 조합으로 몰입도를 높였다. 특히 청년이라는 키워드와 밀접해 늘 화제의 중심인 트렌드 전문가 김난도 교수가 첫 강연자로 등장해 호기심을 자극했다.
지난 12일 방송된 KBS 1TV 렉처멘터리쇼 ‘명견만리’ 첫회에서는 트렌드 전문가 김난도 교수의 ‘두려운 미래, 중국 주링허우 세대’ 강연이 펼쳐졌다. 김난도 교수는 중국 IT산업의 현재를 샤오미 제품과 관련한 현상으로 설명했고, 적극적인 주링허우 세대의 창업 열풍을 조명했다. 김 교수는 이날 “주링허우 세대의 창업 정신이 세계에서 가장 높다. 열악한 환경 속에서도 꿈이라는 단어가 가장 많이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명견만리’는 방송사상 최초로 사용되는 홀로그램 미래박스 안에 강연자가 들어가는 연출, 강연자의 취재 내용이 담긴 생생한 영상과 강연자가 직접 대중 앞에 전달하는 명쾌한 메시지의 적절한 조화로 새로운 형태의 프레젠테이션 쇼가 탄생했음을 알렸다. 일방적인 방식의 ‘꼰대 강연’에서 벗어나 쌍방향 소통에 집중한 ‘명견만리’는 현장에 자리한 미래참여단의 질문을 적극 수용하는 모습으로 보다 풍성한 메시지를 전달했다.

특히 ‘명견만리’는 첫회 강연자로 최근 ‘청년’과 가장 밀접한 연관성을 지닌 화제의 인물, 김난도 교수를 선정하면서 더욱 큰 관심을 끄는데 성공했다는 평이다. 김난도 교수가 청춘을 위로하려 했던 베스트셀러 ‘아프니까 청춘이다’에 대해 최근 배우 박철민이 “쓰레기 같은 말”이라는 평을 남겨 화제를 모았던 것. 이후 그는 “‘아프니까 청춘이다’는 수동적인 위로여서, 좋아하는 일에 과감하게 도전하라는 뜻으로 말했는데 과격해졌다. 죄송하다”고 자신의 말을 정정하기도 했다.
이처럼 일각에서는 김 교수의 ‘아프니까 청춘이다’가 청춘이 처한 고충을 개인적인 문제로 치부하고, 기성세대로 인해 불거진 구조적 문제점을 간과하고 있다고 지적하며 분노한 바 있는데, 김 교수는 이날 방송에서 “꿈을 가지고 창업에 도전 하는데, 꿈만으로 이뤄질 수 있는지. 한국이 자질을 가졌지만 자본이 없는 청년들에게 어떤 지원 정책을 만들어줄 수 있는지”라고 묻는 미래참여단의 질문을 받은 후 “창업이든 사회적 성공이든, 그것은 꿈만으로는 성공할 수 없다. 능력을 가진 사람들이 자기 능력을 펼칠 수 있는 사회적 기반, 문화, 생태계가 동반돼야 한다. 실패해도 재기할 수 있는 사회 안전망이 필요하다”고 문제를 제기해 관심을 끌었다.
김 교수는 방송에 앞서 진행된 ‘명견만리’ 기자간담회에서도 ‘아프니까 청춘이다’에 대해 “초고에는 대학생, 청춘이 아플 수밖에 없는 교육 문제가 여러 편 있었는데, 출판사가 편집을 하면서 에세이집으로 가자고 제안했다. 딱딱한 글을 뺐다. 대상도 대학생에서 청춘으로 확대했다. 결론적으로 그 편집이 맞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개인적인 불만은, 청춘이 아플 수밖에 없는 구조적인 면이 있는데 그 면을 못 담아서 속상하다는 것”이라고 전하며 오해를 풀려는 모습을 보인 바 있다.
김난도 교수는 13일 방송되는 강연에서 중국 물결로부터 살아남기 위한 전략에 대해 본격적인 이야기를 펼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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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견만리’ 방송화면 캡처